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 내년 북중미 월드컵 티켓 소지자의 경우 비자 인터뷰를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한 트럼프는 잔니 인판티노 회장 등으로부터 준비 상황을 보고받은 뒤 “FIFA 우선 예약 시스템(‘피파 패스’)이라는 것을 만들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월드컵 티켓 보유자 중 비자 대기 시간이 긴 사람들은 우선 인터뷰를 신청할 수 있다”고 했다. 인판티노는 “미국은 세계를 환영한다”며 “이번 대회는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포용적인 월드컵이 될 것”이라고 했다.
2026년 월드컵 본선은 내년 6~7월 미국 11곳, 캐나다 2곳, 멕시코 3곳 등 3국 16개 도시에서 진행된다. 사상 처음 48국이 참가하는 월드컵으로 78경기가 열리고 티켓은 600만장 이상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5일 워싱턴 DC의 케네디 센터에서 조 추첨식이 예정돼 있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국정 운영 동력으로 삼는 트럼프는 월드컵에 적지 않은 관심을 보여왔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날 “티켓은 비자가 아니고, 미국 입국을 보장하지 않는다”면서도 “신속한 비자 예약을 보장할 뿐이다. 티켓 소지자는 가능한 한 빨리 (비자를) 신청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자 처리 속도를 위해 전 세계에 영사 인력 400명 이상을 추가 배치했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는 자신이 예고한 ‘관세 배당금’과 관련해 “내년 중반이나 그보다 조금 늦게 지급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최근 관세 부과로 거둔 수입을 고소득층을 제외한 일반 국민에게 1인당 2000달러(약 293만원)씩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대법원이 트럼프가 각국에 부과한 관세의 적법성 여부를 판단 중인 가운데, 트럼프는 이날도 “관세가 없었다면 우리나라는 정말 큰 어려움에 처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예전에는 우리가 반도체 산업의 100%를 갖고 있었는데 지금은 대부분 대만과 한국으로 갔다”며 “우리는 기업들을 다시 데려오고 있다. 짧은 시간 안에 반도체 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정국의 뇌관이 되고 있는 미성년자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 문건에 대해서는 의회가 이를 공개 촉구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경우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이지만 일부 의원도 민주당이 주도하는 법안 통과에 찬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트럼프가 쉰 목소리로 이야기해 건강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트럼프는 ‘상태가 괜찮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아주 괜찮다”며 “어떤 나라와 무역 관련 문제로 사람들이 너무 멍청하게 행동해서 소리를 질렀다. 내가 그 문제를 바로잡긴 했지만, 화가 폭발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는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