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14일 “한국이 가능한 한 빨리 국내총생산(GDP)의 3.5%를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약속했다”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이외의 동맹국 중에서는 처음 트럼프 대통령이 (네덜란드) 헤이그 정상회의에서 설정한 기준을 준수하기로 약속했다. 한국은 미국이 진정한 모범적 동맹국(truly a model ally)임을 입증하고 있다”고 했다. 백악관은 13일 한국이 국방 지출을 GDP의 3.5%까지 조속히 증액하고, 미국으로부터 250억 달러(약 36조3300억원)어치 군사 장비를 구매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대북 재래식 방어를 주도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에도 양국이 대체로 동의했다.
콜비는 이날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서울(한국)은 우리의 오랜 동맹을 더욱 굳건하고 강력한 기반 위에 올려놓기 위해 공동의 부담을 짊어지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또한 북한에 대한 연합 재래식 방위를 주도하는 데 필요한 군사적 강화 노력을 가속화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콜비는 현재 트럼프 정부에서 국방 전략(NDS) 수립을 주도한 인물로, 주한 미군이 대북 방어를 넘어 대중 견제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런 주한 미군의 ‘역할과 책임 재조정’은 현재 한미가 진행 중인 ‘동맹 현대화’ 논의의 핵심 주제 중 하나다. 다만 워싱턴 DC 정가에서는 콜비가 J D 밴스 부통령과 가까워 최근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 입지가 상대적으로 약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전날 백악관이 발표한 한미 회담 팩트시트(fact sheet·설명 자료)를 보면 “한미가 북한을 포함한 동맹에 대한 모든 역내 위협에 대한 미국의 재래식 억지 태세를 강화할 것”이라며 양측이 2006년 이후의 관련 합의를 재확인한다고 했다. 이는 당시 발표된 공동성명을 가리키는 것으로 “한국은 동맹으로서 미국의 세계 군사 전략 변화의 논리를 충분히 이해하고,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의 필요성을 존중한다”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 이번 팩트시트에는 대만해협에서의 항행(航行)·상공 비행 자유의 수호, ‘일방적 현상 변경 반대’ 등 서해를 비롯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고개를 들고 있는 중국 패권주의를 겨냥한 문안이 다수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