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AFGSC)는 4일 오후 11시부터 5일 오전 5시 사이에 캘리포니아주(州)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미니트맨-3(Minuteman III)’를 발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니트맨-3은 사거리 9600㎞, 시속 2만4000㎞에 달하는 미 핵전력의 핵심 중 하나다. 미군은 ICBM 무기 체계의 신뢰성을 평가하기 위해 매년 몇 차례씩 정례적으로 시험 발사를 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북한·중국·러시아는 다 하는데 우리만 안 한다”며 30여 년 만의 핵실험 재개를 요구한 상황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발사는 트럼프가 지난달 30일 국방부에 ‘즉각적인 핵실험’을 요구한 후 이뤄지는 첫 주요 무기 시험 발사다. 해상 항해 경보를 보면 시험용 재진입체를 장착한 비무장 미니트맨-3 미사일이 남태평양 마셜제도의 ‘콰절린 환초(Kwajalein Atoll)’에 위치한 로널드 레이건 탄도미사일 시험장까지 비행할 예정이다. 미 공군은 “이번 ICBM 시험 발사 프로그램의 목적은 무기 체계의 효과성, 준비 상태, 정확성을 검증하고 확인하는 것”이라며 “정기적으로 수행되는 것으로 수년 전부터 계획된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미니트맨-3를 시험 발사한 것은 지난 5월이었다.
미군은 현재 콜로라도·네브래스카·노스다코타·와이오밍주(州)의 지하 사일로(silo)에 미니트맨-3 400기를 분산 배치해 놓은 상태다. 트럼프 2기 출범 직후인 지난 2월에도 이를 시험 발사하며 현재의 국제 정세에 따른 대응이 아닌 “21세기 들어 가해지고 있는 위협을 저지하고 동맹국들을 안심시키는 데 여전히 안전하고 확실하며 신뢰할 수 있고 효과적임을 입증하기 위한 정례적·주기적 활동의 일환”이라고 했다. 미국은 2029년 첫 인도, 2030년대 중반 실전 배치를 목표로 차세대 ICBM인 센티넬(LGM-35A)을 개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로버트 P 캐들렉 국방부 핵억제·생화학 방어 담당 차관보 지명자는 4일 상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한 정책 답변서에서 “중국의 핵전력 증강 속도가 미국의 예상 수준을 넘었다”며 “중국의 불투명하고 급속한 핵전력 증강은 미국으로 하여금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우리의 중요한 이익 침해를 어떻게 억제하고 격퇴할 것인지에 대해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사고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또 “중국·러시아·북한은 핵 능력을 확대하고 현대화해왔다”며 “핵탄두, 운반 체계, 지휘통제 체계 등에서의 발전을 포함한 이런 개선들은 미국과 그 동맹·파트너들에 점점 더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