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발언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 공개된 CBS 인터뷰에서 “중국·러시아·북한 모두 핵실험을 하고 있다”며 미국도 지구를 150회 이상 날려버릴 양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잘 작동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핵실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끊임없이 시험을 하고 다른 나라들도 시험을 하는데 미국이 성능 시험을 하지 않는 유일한 나라가 되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북한을 제외하면 중·러의 경우 핵실험 사실을 외부에 공표하지 않았는데, 트럼프는 “중·러 모두 실험을 하고 있지만 그 나라에는 자유 언론이 없어 밖으로 알려지지 않았을 뿐” “단지 여러분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 “개방된 우리와는 다른 사회”라고 했다. 트럼프는 최근 미국이 1992년 이후 33년 동안 하지 않은 핵실험 재개를 명령했다.

트럼프는 이날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달 3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언급이 없었다고 하면서도 임기 내 중국의 대만 침공이 있을 가능성은 없다고 봤다. 유사시 대만을 지원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할지 일일이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트럼프는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중 누가 더 상대하기 어렵냐는 질문에는 “모두 똑똑하고 진지하고 터프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지난 8월 알래스카 회담 당시 푸틴에게 레드카펫을 깔아줬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내가 멍청한 바이든에게 물려받은 것들”이라며 “나는 전쟁 8개를 끝냈다”고 했다. 마약 근절 목적의 베네수엘라 지상 타격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쟁은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권좌 유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는 1개월 이상 계속된 연방 정부 셧다운을 종료하기 위한 임시 예산안(CR)의 쟁점인 공공 의료보험 ‘오바마 케어’와 관련, “민주당이 (예산안에 찬성하면) 문제를 뜯어고치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장기화되고 있는 셧다운의 책임을 민주당에 돌리며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에 대해 “일본의 가미카제 파일럿 같다” “우리는 필리버스터를 종료시키는 핵 옵션을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 이민자 단속에 대해서는 “더 심하게 (단속을) 해야 한다”며 “미국에 오지 말아야 할 숫자가 2500만명 정도 되는데 우리는 도시를 청소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정적(政敵)인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州) 법무장관 등이 잇따라 기소당한 것을 놓고는 “나는 기소당했으나 모든 넌센스를 물리치고 이 자리에 있다”며 “모두 더럽고 정직하지 못한 사람들이라 기소당한 게 이상한 일이 아니고 관여·지시한 것이 없다”고 했다. 또 바이낸스 공동 창업자 자오창펑을 사면한 것을 놓고는 “나는 이 사람이 누군지 모르고,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바이든이 ‘마녀사냥’을 한 것이라 들었다”고 했다. 바이낸스는 트럼프 일가의 가상 화폐 기업인 ‘월드리버티파이낸셜’과 밀접하게 관여돼 있는데 “나는 우리 아들들이 이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인 조란 맘다니(가운데)가 1일 뉴욕시 퀸즈 지역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트럼프는 4일 치러지는 뉴욕시장 선거 관련 선두 주자인 조란 맘다니 후보에 대해 “그는 사회주의자가 아닌 공산주의자”라고 했다. 일각에서 맘다니를 ‘진보 진영의 트럼프’로 빗대는 것에 대해서는 “나는 그보다 훨씬 잘생긴 사람”이라며 “그가 당선된다면 미 대통령으로서 뉴욕에 돈을 주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또 다른 후보인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 주지사에 대해서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이번 선거는 나쁜 민주당원과 공산주의자 간의 대결”이라고 했다. 연방대법원이 이번 주 ‘관세 전쟁’ 명운(命運)을 결정할 위법성 소송에 대한 첫 심리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트럼프는 “정부가 질 경우 미국은 측정할 수 없을 만큼 상처받고 지옥으로 가게 될 것”이라며 “관세 덕분에 주식 시장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2028년 대선에 헌법이 금지하고 있는 3선(選)에 도전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많은 사람이 내가 나가기를 원하지만 그것에 대해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특정 인물을 자신의 뒤를 이을 후보로 언급하기는 꺼렸는데, 진행자 질문에 “나는 밴스(부통령)도 루비오(국무장관)도 좋아한다. 민주당과 달리 우리 진영에는 훌륭한 사람이 많다”고 했다. 트럼프는 남은 임기 3년 동안 이루고 싶은 성과를 묻는 질문에는 “우리는 지난 9개월 동안 역사상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며 “이 성과를 계속할 수 있다면 나는 매우 행복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인터뷰는 지난 31일 플로리다주(州) 마러라고에서 촬영된 것이다. 트럼프가 CBS의 간판 프로인 ’60분’에 출연한 것은 5년 만이다. 지난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이 프로그램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에게 유리하게 방송을 편집해 송출했다며 200억 달러 소송을 제기했고, 모회사 파라마운트로부터 합의금 1600만 달러(약 229억원)를 받아냈다. 트럼프는 이날 인터뷰를 앞두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카멀라처럼 나를 잘 대해주기를 바란다”며 “(방송을) 즐겨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