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커뮤니케이션 담당 특별 보좌관인 마고 마틴이 30일 귀국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한국 화장품 구매 인증 사진. /인스타그램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訪韓) 당시 한국 화장품을 구입해 인증해 화제가 된 가운데, 레빗과 단짝이면서 트럼프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는 마고 마틴 커뮤니케이션 담당 특별 보좌관도 30일 “한국 화장품과 함께 드디어 집에 도착했다”며 구매를 인증했다. 눈에 하트 모양을 하고 있는 이모티콘까지 곁들였다. 1990년대생인 두 사람은 트럼프의 신뢰가 두터운 젊은 감각으로 무장한 참모들인데, 지난 29일 경주 핫플레이스인 ‘황리단길’의 한 젤라또 가게에서 주문을 해놓고 기다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마틴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화장품 사진을 올렸다. 메디큐브의 제로 모공 패드, 마몽드의 프로바이오틱스 스킨 배리어 에멀전, 토리든 세럼 등을 골랐다. 특히 한방 원료를 활용한 모던 한방 화장품을 표방하는 브랜드 ‘조선미녀’ 제품은 4개나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브랜드는 미국 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앞서 레빗 역시 “한국에서 산 스킨케어 제품”이라며 한때 ‘품절 대란’을 일으켰던 리들샷을 비롯해 마스크팩, 오일 등을 담았다. 두 사람 모두 황리단길에 있는 올리브영 황남점에서 화장품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적지 않은 외국 인사들이 수행원과 함께 찾고 있다고 한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왼쪽)과 마고 마틴 커뮤니케이션 담당 특별 보좌관이 29일 경주 황리단길의 한 디저트 가게에서 주문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유튜브 '일롱 머스크'

미 정가에서는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상상 이상인데, 서울 출장이 있을 경우 화장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관련 일정을 만드는 것이 필수 코스가 됐다. 민주당 잠룡인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는 지난해 3월 방한 당시 서울 강남 가로수길의 한 비건 화장품 가게를 방문해 K-뷰티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역대 최연소 하원의원으로 민주당 내 강성 진보를 상징하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는 자신의 스킨케어 루틴을 설명하며 “10단계의 한국식 피부 관리법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구체적인 화장품 브랜드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K-뷰티와 과학적으로 납득할 만한 방법을 섞어 나만의 방법을 만들었다”고 했다.

이런 관심은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활용할 만한 외교 자산이 되기도 하는데, 실제로 올해 4월부터 계속된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한국에서 온 출장단이 미국 측 카운터파트 등에 마스크팩 등을 종종 선물하기도 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자녀 중 일부가 K-팝의 열성팬으로, 이 자녀가 지난 6월 워싱턴 DC의 내셔널스 파크 야구 경기장에서 진행된 한 아이돌 그룹 콘서트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오른쪽)가 지난해 3월 방한했을 당시 서울 강남의 한 화장품 가게를 찾은 모습. /탈리다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