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은 3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방한(訪韓) 때 한미가 체결한 ‘기술 번영을 위한 과학기술 협력(TPD)’ 협정을 계기로 한국이 멜라니아 여사가 주도하는 ‘함께 조성해 나가는 미래(Fostering the Future Together)’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멜라니아 여사가 주도해 제80차 유엔총회를 계기로 출범한 이 프로그램은 전 세계 정상의 배우자들이 기술·혁신·교육을 통해 청소년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워싱턴 DC 정가에서는 “영부인의 ‘펫 프로젝트(pet project·가장 좋아하는 역점 사업)‘“라고도 불린다. 멜라니아는 “한국은 기술 발전의 오랜 선도국으로 참여국들이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라며 “한국이 동참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했다.
백악관이 지난 29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TPD 전문(全文)을 보면 “멜라니아 여사가 설립한 ‘함께 조성해 나가는 미래’ 글로벌 계획 참여를 포함해 어린이들이 디지털 시대에 번영하고 미래 세대가 내일의 직장에 대비할 수 있도록 교육, 혁신, 기술 진흥을 위한 논의에 (한미가) 참여한다”고 돼 있다. 영부인실은 “과학기술정책실(OSTP)과의 협력을 통해 마련된 TPD는 인공지능(AI)과 신기술 분야 협력을 공식화하는 것”이라며 “이 협정은 어린이·교육자·학부모를 지원하고 청소년을 온라인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첨단 기술의 책임 있는 사용을 장려한다”고 했다.
백악관은 이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는 나라의 영부인들이 “자국 정부와 협력해 이용 가능한 다양한 기술을 평가하고 자국 청소년을 위한 교육 기회 창출, 교육자와 부모 양성, 첨단 학습 환경을 위한 혁신적 기술 구현 방안 등에 관한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멜라니아는 지난달 유엔총회 때 리셉션을 열어 각국 정상의 배우자들을 내년 1분기 백악관에서 있을 ‘함께 조성해 나가는 미래’ 이니셔티브 창립 총회에 초청한 바 있다. 그는 “기술이 입법 속도를 앞지르며 진화하는 시기에 우리는 아이들의 창의성을 보호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아야 한다”며 “지금이 바로 행동해야 할 순간이고, 아이들이 새로운 경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이 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했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한국의 참여가 공식화되면서 김혜경 여사가 내년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찾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방미(訪美)가 성사되면 한미가 영부인 차원에서도 유대를 다질 수 있는 의미 있는 채널이 될 수 있다. 김 여사는 지난 8월 이재명 대통령의 첫 방미에 동행했지만 멜라니아와 별도로 만남을 갖지는 않았고, 트럼프의 이번 방한에는 멜라니아가 동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