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하이오주 기반 주요 철강사인 '클리블랜드 클리프스'의 생산시설 전경.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미국 오하이오주(州) 클리블랜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2위 철강사인 ‘클리블랜드 클리프스’는 30일 “한미 무역협정 발효에 따라 포스코와 전략적 파트너십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며 “이번 협력은 동맹국이 공정하고 투명한 무역 원칙 아래 산업 협력을 심화할 수 있는 모범 사례를 제시한다”고 했다. MOU는 지난달 17일 서울에서 양사 경영진이 만나 체결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수입 제품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경우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한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했고, 6월부터는 2배 인상된 50%를 적용하고 있다.

1847년 설립된 클리블랜드 클리프스는 미국·캐나다 전역에 약 3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메이저 철강업체다. 북미지역에서 가장 큰 평판 압연 철강(flat-rolled steel) 생산업체로 특히 자동차 생산에 있어서 공급망의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춰서 희토류 확보를 위한 광산 개발에도 뛰어들었는데, 현재 미시간·미네소타주(州)에서 매장 가능성을 확인해 타당성을 평가하고 있다고 한다. 본사가 있는 오하이오는 J D 밴스 부통령의 고향이고, 트럼프를 추종하는 핵심 지지층인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많은 곳이라 정치적으로도 의미가 적지 않은 곳이다. 트럼프 정부는 ‘미 중서부 제조업의 부활’을 주요한 국정 목표로 삼고 있다.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측은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포스코는 기존 미국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동시에 자사 제품이 미국의 무역·원산지 요건을 충족할 수 있도록 보장하게 된다”며 이번 협력이 동맹국 간 산업 협력의 모범 사례를 제시한다고 밝혔다. 셀소 곤살베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포스코와의 파트너십은 글로벌 제조업의 중대한 전환기에 두 산업 리더가 만나게 된 것”이라며 “우리는 오랫동안 한국의 최대 철강사인 포스코를 멀리서 존경해왔으며, 변혁과 혁신의 다음 단계를 함께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한미 양국에 걸쳐 더 강력하고 자립적이며 상호 이익이 되는 산업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며 “포스코를 가족으로 맞이해 양사의 통합된 자원과 강점을 활용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MOU에 따른 계약 최종 발표는 올해 4분기 또는 내년 1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까지 50% 철강 관세 부과 계획을 밝힌 상황에서 이번 파트너십이 ‘관세 장벽’을 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포스코는 지난 4월 현대차와 공동으로 미국 루이지애나주 제철소에 합작 투자를 하기 위한 MOU를 체결했고, 유타에서는 한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리튬직접추출(DLE) 기술 실증사업을 벌이고 있다. 장인화 회장은 최근 코리아소사이어티로부터 ’2025 밴플리트상’을 수상하며 “자동차·조선·에너지 등 핵심 소재 공급을 넘어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미국 제조업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함께 열겠다”고 했다.

지난달 17일 서울에서 포스코와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관계자들이 만나 전략적 파트너십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있다. /클리블랜드 클리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