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 장관이 29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29일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와 관련해 “훌륭한 일이라 생각한다”며 “한국은 전투에서 믿음직한 파트너의 아주 훌륭한 사례”라고 했다. 다음 달 4일 열리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 참석차 취임 후 처음 한국을 방문하는 헤그세스는 이날 말레이시아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또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구상하고 있지는 않다며 “양자(兩者)·삼자(三者) 관계를 통해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굳건한 한미 동맹 기반 위에서 전작권 환수를 추진하겠다”고 했고,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 8월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를 목표에 포함시켰다.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이루려면 미국과의 합의가 필요한데 ▲연합 방위 주도를 위한 군사적 능력 ▲동맹의 포괄적인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 등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 17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이 실현 가능하다며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했다.

헤그세스는 “(한국은)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지를 더욱 키워야 한다”며 “이는 우리가 유럽 동맹에 주도권을 잡으라고 요청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물러선다는 뜻도,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뜻도 아니고 솔직히 말하자면 상식적인 일”이라며 “강력하고 의욕적인 국가가 역할을 할 수 있는데 (미국은) 왜 비상시마다 미국의 리더십만 요구하는 관계를 원하겠나”라고 했다. 한미는 현재 주한 미군의 역할과 책임 재조정, 한국의 국방 지출 확대 등을 포함하는 이른바 ‘동맹 현대화’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 국방부는 현재 새 국방 전략(NDS)을 수립해 발표할 예정이고, 해외 주둔 미군의 태세도 들여다보고 있다. 헤그세스는 NDS 초안이 중국 위협 억제에 대한 초점을 본토 방어로 전환할 것을 명시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우리가 대륙(본토)에 집중할 필요성을 인식한다고 해서 중국의 현실적 위협이 의미하는 바에 대한 경계가 느슨해진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했다. 중국 견제를 위해 동맹과 새로운 다자(多者) 안보 협의체를 구성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양자·삼자 관계를 통해 협력할 수 있고 여러 국가가 참여할 수도 있다”면서도 “우리는 공식적인 광범위한 동맹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