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Gyeongju)? 제가 제대로 발음한 것 맞나요? 어쨌거나 정말 훌륭한 도시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재집권 후 처음 한국을 방문한 가운데, 트럼프는 일정 내내 특유의 유머와 친근한 화법으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트럼프는 “우리는 존엄과 안전, 번영과 자부심이 넘치는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세계 도시를 호명하더니 APEC 개최지인 경주를 언급하며 “정말로 아름답고 멋진 곳”이라고 했다.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진행된 환영 행사를 두고는 “나와 나의 모든 내각을 대변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우리는 그런 것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트럼프의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연설은 상당 부분이 자신이 재집권한 뒤 미국을 어떻게 바꿔놨고 전임 정부와는 어떻게 차별화하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데 할애됐다. 지난 대선 캠페인 때부터 트럼프 연설의 단골 레퍼토리였다. “우리는 선거에서 카운티 2700곳 이상에서 승리를 했고, 지도를 보면 전부 다 빨간색으로 돼 있다” “빨간색은 다른 뜻이 아니라 공화당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런데 평소와는 다르게 별다른 반응이 없자 “이걸 이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혼잣말을 하며 웃었다. 또 청중을 보더니 “젊은, 빛나는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며 “나는 여러분보다 나이가 많은데 살짝, 그러니까 몇 년 더 늙었을 뿐이다. 정말로 그냥 몇 년 차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에게 최고 훈장인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하고 신라의 정신이 담긴 금관 모형을 선물했다. 금색을 가장 좋아하고 평소 왕실에 대한 호감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는 “정말 아름답다”며 “지금 당장 걸어보고 싶다”고 했다. 국빈 환영 행사가 끝난 뒤에는 수행원에게 금관을 가리키며 “특별히 잘 챙겨 내 박물관 맨 앞줄에 소장하라”고도 했다. 트럼프가 퇴임한 뒤 기념관이 들어서면 여기에 금관이 전시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이 대통령이 주최한 만찬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할 때는 “5일 내내 이걸 하느라 힘들지만 위대한, 영광스러운 시간을 보냈다”며 “우리는 좀 더 웃어야 한다”고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했다. 트럼프는 지난 25일부터 자신의 첫 아시아 순방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