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D 밴스 부통령의 배우자이자 인도계 엘리트 법조인 출신인 우샤 밴스(39)가 올해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희토류 광물 협정을 체결하려 했을 당시 법률 검토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치권에서 부통령 배우자인 ‘세컨드 레이디’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밴스가 트럼프의 뒤를 이을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왕국의 제1 후계자로 꼽히고 있어 우샤가 ‘퍼스트 레이디’가 될 수도 있다. 정부 출범 초기 몇 달 동안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않았던 것과 달리 우샤가 화제의 중심에 서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베테랑 정치부 기자 출신으로 백악관 출입기자협회(WHCA) 회장을 지낸 조너선 칼은 28일 출간 예정인 저서 ‘보복: 도널드 트럼프와 미국을 바꾼 선거운동’에서 지난 2월 밴스가 우샤에게 광물 협정에 대한 법적 검토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젤렌스키와의 ‘거래’를 검토하던 와중에 밴스가 “우샤에게 법률 검토를 맡길 수 있다”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우샤는 “미국 엘리트를 처음부터 다시 만든다면 그녀처럼 생겼을지도 모른다”(뉴욕타임스)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굉장한 스펙을 자랑한다. 예일대와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학·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밴스와 마찬가지로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이후 존 로버츠 연방 대법원장, 브렛 캐버노 연방 항소법원 판사(현 대법관)의 재판 연구관을 지냈다. 대형 로펌인 ‘멍거, 톨레스&올슨’에서 변호사로 일하다 지난해 밴스가 공화당 부통령 후보에 지명되자 사표를 냈다.
우샤는 지난달 찰리 커크 ‘터닝포인트 USA’ 대표가 암살당했을 당시 밴스와 애리조나로 날아가 시신을 운구(運柩)하는 데 동참했다. 그가 미망인이 된 에리카를 밀착 수행하며 위로하는 모습이 매가 지지자들에 인상을 남겼다. 최근에는 청소년들이 7~9월 동안 12권의 책을 읽도록 독려하는 ‘서머 리딩 챌린지’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밴스의 이스라엘·그린란드 순방 등에도 동행했다. 폴리티코는 “밴스가 2028년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우샤가 밴스와 동등한 파트너임을 드러내면서 그녀가 남편의 정치 프로젝트에 완전히 참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우샤는 밴스를 ‘전국구 스타’로 만든 자전적 소설 ‘힐빌리의 노래’ 초안(草案) 작업에 큰 도움을 주는 등 밴스가 이름을 알리고 정치인으로 발돋움하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사람은 로스쿨 졸업 1년 만에 결혼해 현재 세 자녀를 두고 있다.
최근에는 바이든 정부에서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진보 성향 방송인 MSNBC의 진행자 젠 사키가 “(밴스의) 아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항상 궁금하다” “정말 괜찮은 거냐? 눈을 네 번 깜빡이면 가서 구해주겠다”고 조롱해 정치적 논쟁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는 우샤가 밴스로부터 ‘독립성이 없는 여성’이라는 조롱의 뜻으로 해석됐는데, 밴스는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우샤는 이번 논란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는데, 폴리티코는 “아마도 다음 달 아프리카(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G20(20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남편의 브리핑 자료를 검토하느라 너무 바빴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