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지난해 워싱턴 DC의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중국 상무부가 지난 14일 미국의 대(對)중국 견제 조치에 대응해 한미 조선 협력의 핵심 플레이어인 한화오션의 미 자회사 5곳을 제재 대상에 올린 가운데,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0일 “중국의 위협적인 시도는 미국이 조선업 기반을 재건하고 중국의 핵심 산업 분야 장악 시도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 기업을 보호하고 공급망을 확보하는 한편 동맹국이 미국 산업의 미래에 투자하도록 장려하는 데 계속 전념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의 한화오션 제재를 규탄한 것은 지난 16일 국무부의 성명 이후 두 번째다.

USTR은 이날 그리어 대표 명의로 된 성명에서 “중국이 최근 전 세계 민간 기업들을 상대로 취한 보복 조치는 외국 기업들이 미국 조선 및 기타 핵심 산업에 투자하는 것을 저지함으로써 미 정치에 영향을 미치고 글로벌 공급망을 통제하려는 광범위한 경제적 강압(economic coercion)의 일환”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위협적인 시도는 미국이 조선 기반을 재건하고 중국의 핵심 산업 분야 장악 시도에 맞서 적절히 대응하려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는 기업을 보호하고 동맹국이 미국 산업의 미래에 대한 투자를 장려하는 데 계속 전념하겠다”고 했다. 다만 이 성명에 ‘한화오션’ 회사 이름을 직접 명시하지는 않았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4일 반(反)외국제재법을 발동해 한화오션의 미국 내 자회사 5곳을 콕 집어 제재 대상에 올린다고 발표했다. 지난 8월 이재명 대통령이 방문했고, 한미 조선 협력 프로그램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를 상징하는 장소인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도 이 리스트에 올랐다. 이와 관련, 국무부는 지난 16일 본지에 보낸 대변인 명의 답변에서 “중국이 한국에 보여 온 오랜 강압적 행태의 또 다른 최근 사례”라며 “인도·태평양에서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경제 협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우리는 한국과 굳건히 함께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