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 중국이 미국산 대두(大豆·콩) 수입을 중단한 것을 비판하며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식용유 및 다른 교역 품목과 관련된 중국과의 사업 관계를 단절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괜찮아지지 않는다면 그것도 괜찮다”고도 했다. 중국의 공세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면서 ‘미국은 끄떡없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다. 앞서 JD 밴스 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이 공격적인 방식으로 대응한다면 내가 보장하건대 미국 대통령은 중국보다 훨씬 더 많은 카드를 갖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날 ‘트루스 소셜’에서 “중국이 의도적으로 미국 대두를 사지 않고 우리 농가들에 어려움을 주는 것이 경제적으로 적대적인 행위라 믿는다”며 “예를 들어 우리는 식용유를 우리 스스로 손쉽게 생산할 수 있으며 중국으로부터 그것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중국은 한때 미국산 대두의 최대 구매국이었지만 트럼프 1기 때 무역 분쟁을 겪고 수입처를 다변화했고, 최근에는 사실상 수입을 중단했다.
트럼프는 “난 시 주석과 훌륭한 관계를 갖고 있으나 그는 때로 짜증을 내기도 한다”며 “우리는 중국과 공정한 관계를 갖고 있으며 이게 괜찮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괜찮아지지 않는다면 그것도 괜찮다”고 했다.
다만 이런 트럼프의 ‘과시성 여유’는 미국이 실제로는 중국의 역공에 당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중국의 대두 수입 중단으로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인 미 농가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고, 장기화되는 관세 전쟁으로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의 참모들이 잇따라 중국에 책임을 돌리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이 세계 경제를 둔화시키려 한다면 자신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했고,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CNBC에 “이번 사태를 대규모로 격화시킨 쪽은 중국이다. 많은 것이 중국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했다. 트럼프가 11월 1일을 부과 시점으로 예고한 100% 초고율 관세 추가 부과에 대해서도 “그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미 정부는 중국 상무부가 한화오션의 미국 내 자회사 5곳을 제재한 것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