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백악관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 중국이 미국산 대두(大豆·콩) 수입을 중단한 것을 비판하며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식용유 및 다른 교역 품목과 관련된 중국과의 사업 관계를 단절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재점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미국산 콩의 구매를 중단하거나 아예 대폭 줄이고 있고 이는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인 농가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트럼프는 중국과의 관계가 “괜찮아지지 않는다면 그것도 괜찮다”고 했는데, 이달 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의 6년 만의 대면(對面) 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특유의 강온 전략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 “중국이 의도적으로 미국의 대두를 사지 않고 우리 농가들에 어려움을 주는 것은 경제적으로 적대적인 행위(hostile act)라 믿는다”며 “예를 들어 우리는 식용유를 우리 스스로 손쉽게 생산할 수 있으며 중국으로부터 그것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중국은 한때 미국산 대두의 최대 구매국이었지만 트럼프 1기 때 무역 분쟁을 한 차례 겪은 뒤 수입처를 브라질 등으로 다변화했다. 이어 트럼프 2기 들어 다시 관세 전쟁이 불붙자 중국은 대두를 포함한 미국산 농산물에 34%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사실상 수입을 중단한 상태다. 지난달 미 농가가 대두 수확기에 들어갔으나 구매 계약이 체결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우리는 중국을 조심해야 한다”며 “난 시 주석과 훌륭한 관계를 갖고 있지만 그가 때때로 짜증을 내기도 한다. 중국이 사람들을 이용하기 좋아하기 때문인데 중국이 우리를 이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과 공정한 관계를 갖고 있으며 이게 괜찮아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결국에는 순조롭게 해결될 것이란 자신감을 내비치면서도 “괜찮아지지 않는다면 그것도 괜찮다”고 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날 공개된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중국의 희토류·광물 수출 통제 조치와 관련, “다른 모든 국가들을 자국과 함께 끌어내리려는 시도”라며 “중국이 세계 경제를 둔화시키려 한다면 자신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무역 수장인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를 대규모로 격화시킨 쪽은 중국”이라며 “많은 것이 중국의 행동에 달려 있다. 세계 첨단 기술 공급망에 대해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려는 이런 체제를 유지하도록 둘 수는 없다”고 했다. 트럼프가 11월 1일을 부과 시점으로 예고한 100% 초고율 관세 추가 부과에 대해서도 “그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베선트와 자신이 그간 중국과 대화하며 경로를 찾는 데 매우 성공적이었다며 “그래서 우리는 (현재 미·중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미·중 고위급 실무 당국자 간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는 뜻으로, 트럼프와 시 주석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기 위해) 예정에 둔 시간이 있다” “가능한 대화를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한다”며 미·중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