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EPA 연합뉴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15일 “우리는 한국과의 무역 협상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있다”고 했다. 베선트는 이날 오전 CNBC에 출연해 “도널드 트럼프의 아시아 순방 기간에 무역 관련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미는 지난 7월 30일 큰 틀의 무역 합의를 이뤘지만 우리 정부가 약속한 3500억달러(약 499조원) 대미(對美) 투자금의 성격 등을 놓고 이견 차가 있어 3개월째 합의를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도 미국에 집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한미가 무역 합의를 마무리 지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베선트는 이날 CNBC가 주최한 ‘인베스트 인 아메리카’ 포럼 대담에 참석해 ‘현재 어떤 무역에 가장 집중하고 있냐’는 사회자 질문에 “내 생각에 우리는 한국과 마무리하려는 참이다”라고 했다. 한국의 대미 투자를 놓고 이견이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지만 우리는 디테일을 해결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달 말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 정상회의, 경주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회의 등에 참석하기 위해 재집권 후 처음 한국·일본을 포함한 동북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현재 한국은 일본·유럽연합(EU) 등과 달리 무역 합의를 명문화하지 못해 자동차 품목별 관세 등에서 불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회에 출석해 미국 측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 이를 검토 중이라 밝혔다.

한편 베선트는 이날 미국과 중국과의 무역 갈등 속 이달 말 예정된 트럼프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전에 자신이 아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구체적인 날짜·장소는 밝히지 않았지만 6년 만의 대면(對面) 회담 전에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허리펑(何立峰)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만나 100% 초고율 대중 관세, 희토류·광물 수출 통제 같은 갈등 현안을 조정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다고 확인하며 “미·중 정상 간의 ‘신뢰(trust)’“가 확전으로 이어지지 않은 이유라고도 했다. 베선트는 그러면서도 “중국의 지휘·통제가 우리의 경제를 좌우하게 놔둘 수 없다”며 주식 시장 하락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중국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주 워싱턴 DC에서 세계은행(WB)·국제통화기금(IMF) 연차 총회가 열리는 가운데 “유럽 동맹, 인도, 아시아 민주주의 국가들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포괄적인 대응을 하기 위해 대화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