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백악관에서 열린 안티파 대응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 종전(終戰) 협상과 관련,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제가 이번 주말 아마도 일요일에 그곳에 갈 수도 있다”고 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가 금요일 월터 리드 육군 병원에서의 연례 검진 이후 중동 방문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6일부터 이집트·카타르 등의 중재 아래 홍해 휴양지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종전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는 트럼프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스티븐 위트코프 중동 특사도 파견된 상태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열린 반(反)파시즘 운동 ‘안티파’ 대응 라운드테이블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회의 도중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귓속말을 듣더니 “우리가 중동에서의 합의에 아주 가까워졌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어 이번 협상이 모든 무슬림, 아랍 국가의 협조 아래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런 일은 이전에 없었던 일”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29일 20개 항목이 담긴 가자지구 평화 구상을 제시했는데 여기에는 72시간 내 모든 인질 석방, 이스라엘의 단계적 철군, 가자지구 전후 통치 체제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그는 “우리의 마지막 협상 대상은 하마스”라며 “현재까지는 진행이 잘되고 있다. 상황이 확실해지면 알려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이어 “(현재 계획상으로는) 우리는 아마도 일요일, 또는 토요일 저녁쯤 (현지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트럼프의 이런 희망과 달리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세부적인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안전 보장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 무력화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휴전 협상 기간에도 가자지구 공습을 계속하고 있는데, 일각에선 트럼프가 종전 협상을 압박하는 것이 10일로 발표가 예정된 노벨 평화상과 관계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는 “우리는 7개의 전쟁을 끝냈고, 8번째 전쟁도 거의 해결 단계에 있다”며 “역사상 누구도 이렇게 많은 문제를 해결한 적이 없지만 아마도 그들(노벨위원회)은 내게 그것을 주지 않으려는 이유를 찾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