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지미 키멀. /AFP 연합뉴스

미국 청년 보수 운동가 찰리 커크 피살 사건 후폭풍으로 전격 중단됐던 미국 ABC 방송의 심야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의 방송이 재개된다. 커크와 관련한 진행자의 부적절한 발언 논란으로 편성이 중단된 지 1주일 만이다.

ABC의 모회사인 디즈니는 22일 성명에서 “(진행자의) 일부 발언이 시의적절하지 않아 긴장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프로그램 제작 중단을 결정했던 것”이라며 “최근 며칠간 키멀과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눈 끝에 프로그램 재개를 결정했다”고 했다. 정치적 긴장감이 고조됐던 상황에서 제작진의 안전 등을 고려해 제작을 일시 중단했다는 설명이다.

키멀은 지난 15일 방송에서 커크 암살과 관련해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패거리는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 한다”고 했고, 커크를 추모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금붕어를 잃은 네 살 아이’에 빗댔다. 이 같은 발언 내용이 알려지면서 보수 진영에서 거센 반발이 일었고 프로그램 퇴출 요구가 잇따랐다.

연방통신위원회의 브렌던 카 위원장까지 ABC의 방송 면허 취소를 거론하며 압박하자 ABC는 ‘지미 키멀 라이브’의 무기한 제작 중단을 결정했다. 이 같은 결정에 평소 키멀의 정치 풍자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트럼프는 “미국에 좋은 소식”이라며 반겼다. 그러나 진보 진영을 넘어 미국 사회 전반에서 “수정 헌법 1조가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조치”라는 비판이 나왔다. 할리우드 배우·감독과 가수 등 문화계 유명 인사 400여 명도 방송 중단 조치에 항의하는 서한에 서명했는데, 이 중에는 디즈니 아역 배우 출신 스타 설리나 고메즈와 올리비아 로드리고 등도 포함됐다고 빌보드는 전했다.

공화당 중진들 사이에서도 “지옥처럼 위험하다”(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TV에서 누군가 하는 말을 좋아하지 않아도 정부가 개입해선 안 된다”(미치 매코널 상원의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키멀이 방송 재개 결정 후 첫 방송에서 이번 논란에 대해 언급할 계획”이라고 했다.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스포츠 경기 중계권 등 정부 승인을 얻어야 할 일이 많은 디즈니 측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