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웡 신임 '한화디펜스USA' 글로벌 최고전략책임자(CSO). /이태경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법인인 ‘한화디펜스 USA’는 알렉스 웡 전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워싱턴 DC 사무소의 글로벌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임명돼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한 주요 시장에서 파트너십 강화, 방위 역량 구축, 재산업화 가속화를 위한 한화의 노력을 주도할 예정”이라고 했다. 웡은 트럼프 1기 때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 부대표로 두 차례 미·북 대화에 관여했고, 트럼프 2기 때는 국가안보 부보좌관에 임명돼 외교·안보 분야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 인플루언서인 로라 루머 등이 주도한 인적 구조조정 여파로 6개월만 근무한 뒤 사실상 경질됐었다.

한화디펜스 USA는 22일 “웡은 국가 안보, 국제 외교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며 “최근까지 국가안보보좌관 대리로 근무하며 국방, 국제 관계, 정보 문제 전반에 걸친 정책 조정을 담당했다”고 했다. 또 “미 국무부에서 대북 정책 특별 부대표,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같은 고위직을 역임하며 한반도 및 광범위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 전략 수립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웡은 트럼프 1기 때 스티븐 비건 당시 특별대표와 호흡을 맞춰 싱가포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두 차례 미·북 대화에 관여했다. 한국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지한파(知韓派)로 지난 2021년 한국 쿠팡의 모기업 격인 ‘쿠팡 INC’에 영입돼 트럼프 2기 직전까지 워싱턴 DC 사무소에서 대관을 담당한 경력도 있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웡이 트럼프 2기 백악관에 합류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북한 김정은과 대화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기조와 맞물려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됐다. 하지만 루머 등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인사들은 정권 초반 웡을 향해 “매가가 아니다” “대통령을 부끄럽게 만든다” “국가 안보 담당자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뽑았다”고 공격했다. 루머는 웡이 바이든·오바마 정부 법무부에서 일한 캔디스 추 웡 변호사와 결혼한 사생활까지 문제 삼았다. 웡은 1980년생인 중국계 미국인으로 부모가 광둥성 출신인데, 매가 지지자들은 이런 배경에 의문을 제기했다. 웡의 직속 상관인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은 메신저 유출 사태인 이른바 ‘시그널 게이트’로 4개월 만에 유엔 주재 미국 대사로 좌천됐고, 웡도 지난 6월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웡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전 세계 어느 기업도 한화의 다양한 전략 부문에서의 혁신 조합을 따라올 수 없다”며 “한화는 상업용 선박에서 항공기 엔진, 군수품, 방공, 배터리 솔루션 등 첨단 제조 능력을 새로운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미국·유럽 및 다른 자유·민주 국가들의 안보와 산업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이 회사에 합류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웡이 국제 안보, 동맹 구축 같은 분야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의미 있는 역량을 제공할 것”이라며 “한화는 첨단 시스템, 차세대 조선소부터 탄력성 있는 산업 역량에 이르기까지 현대 방위 산업의 미래를 주도해 나갈 것이다. 알렉스가 이런 비전을 실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