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15일 5년을 끌어오던 ‘틱톡’ 분쟁에서 큰 틀의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연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중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국은 틱톡 합의를 계기로 19일 정상 통화를 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한다면 관세 관련 최종 담판이 이뤄질 수도 있다.
미국에서 틱톡은 1020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어, 중국 공산당의 개인 정보 탈취·해킹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에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미국 내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서비스를 금지하는 이른바 ‘틱톡 금지법’이 지난해 4월 제정됐다. 트럼프는 자신의 지지층이 틱톡을 애용하는 점을 고려해 취임 후 법 시행을 세 차례 유예했고, 중국에 매각하라며 압박해 왔다.
트럼프 정부는 틱톡의 미국 사업을 새로운 미국 법인으로 분사한 뒤 미국 투자자들이 그 법인의 지분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바이트댄스는 소수 지분만 보유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 언론들은 틱톡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트럼프와 가까운 래리 엘리슨이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오러클이 틱톡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틱톡 협상은 미·중 정상회담 장소 등과도 연관돼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외교관들이 지난 두 달 동안 백악관을 설득해 트럼프의 방중을 확정 짓고자 노력했고, 미 정부는 무역부터 틱톡까지 모든 분야에서 ‘성과물’이 될 만한 실질적인 양보를 베이징이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틱톡 매각과 트럼프 방중이 맞거래 카드로 활용됐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는 10월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취임 후 처음 동북아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중국은 세계 언론에 개방된 APEC보다는 철저하게 회담장 통제가 가능한 베이징에서 회담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알려졌다. 시진핑은 지난 6월 트럼프와 통화에서 중국 방문을 요청했고,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도 이달 말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국을 찾아 중국 방문의 필요성을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이 내년 플로리다주의 트럼프 소유 리조트에서 열리는 G20(20국) 정상회의에 참석할 의향이 있다는 제안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양국은 큰 틀에서 합의는 봤지만 세부 사항에 이견이 적지 않아 최종 타결을 확신하기는 어렵다. 특히 중국이 그간 수출 통제 품목으로 지정한 틱톡의 알고리즘 기술까지 미국에 넘길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리청강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중국은 국익과 중국 기업의 정당한 이익을 확고히 보호하고, 법과 규정에 따라 기술 수출 승인을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중국에 요구한 펜타닐 원료 화학물질 수출 차단, 희토류 등 핵심 광물 수출 제한 해제 등에 대한 이견도 좁히지 못했다.
이번 협상에선 관세 문제도 일부 논의됐다. 양국은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첫 고위급 협상에서 각각 115%포인트씩 관세율을 낮추기로 합의했고, 이를 90일씩 연장해 왔다. 합의 유예 시점은 11월 10일까지인데,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이날 “만약 대화가 잘 진행되고 미국이 희토류를 이전보다 훨씬 더 잘 받으면 그렇게 하겠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며 추가 연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경우 미·중 정상회담에서 톱다운 방식의 최종 담판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