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미국 유타주(州) 대학 연설 도중 총격을 받아 숨진 찰리 커크 터닝포인트 USA 대표를 놓고 보수 진영에서 추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배우자인 에리카 커크는 12일 “절대 굴복하지 말라는 남편의 말을 기억한다”며 “그 뜻을 이어받아 남편의 사명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에리카는 이날 오후 커크가 생전에 자신의 팟캐스트 방송을 진행하던 스튜디오에서 송출된 11분짜리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가 공식 석상에 등장한 것은 커크 사후 이틀 만이다. 에리카는 ‘미스USA 애리조나’ 출신으로 커크보다 다섯 살 연상인데, 두 사람은 2021년 결혼해 3살짜리 딸과 1살짜리 아들을 사이에 두고 있었다.
에리카는 이날 “찰리는 자신의 삶을 사랑했고, 자신이 떠나면 용기와 믿음으로 기억되기를 원한다고 했다”며 “그의 좌우명은 ‘절대 항복하지 않는다’는 것이었고, 나도 그 뜻을 이어받아 절대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2012년 커크가 하퍼 칼리지 재학 중 세운 ‘터닝포인트 USA’는 대학 캠퍼스 내 만연한 워크(woke·깨어 있음)와 정치적 올바름(PC) 분위기를 깨기 위한 목적으로 세워져 오늘날 대학에 800개, 고등학교에 1000개 이상 지부를 두고 있다. 지난해 경합주에서 2030세대의 투표를 독려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에 크게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리카는 “전 세계적으로 남편을 향한 사랑이 쏟아지는 것을 목격했다”며 “남편을 암살한 이들은 이 과부 안에 불을 붙였다. 마치 전장의 함성과 같이 미 전역에서 남편이 세운 보수 운동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남편이 자랑스러워했던 라디오·팟캐스트 방송을 계속할 것이고 몇 년 동안 전국을 누비며 더 많은 캠퍼스 투어를 할 것”이라며 “남편의 지혜가 영원히 남아 그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더 크고 선명하게 세상에 울려 퍼질 것”이라고 했다. 에리카는 “고등학생이든 대학생이든 지역의 터닝포인트 USA 지부를 찾아 가입하고 꾸준히 참여하라”고도 했다.
유타주와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오전 커크를 총격한 용의자인 22세 남성 타일러 로빈슨을 체포해 구금 중이라고 밝혔다. J D 밴스 부통령이 유타에서 애리조나까지 커크의 관을 공군 2호기에 태워 자신이 직접 운구했고, 트럼프도 이날 로빈슨의 사형을 요구하며 다음 주 커크의 장례식에 직접 참석할 것이라고 했다. 에리카는 “우리 남편은 대통령님을 사랑했고, 대통령님도 남편을 사랑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며 “두 분의 우정이 놀라웠다”고 했다. 그는 “어젯밤 세 살짜리 딸아이가 물었을 때 ‘아빠가 너를 정말 사랑한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며 “좀처럼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