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유타주(州) 대학 연설 도중 총격을 받아 숨진 ‘청년 보수’ 찰리 커크 터닝포인트 USA 대표 관련 12일 “우리는 찰리를 죽인 총격범을 잡아 구속한 상태”라며 “그가 사형을 받기를 바란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폭스뉴스의 아침 방송 프로그램인 ‘폭스 앤 프렌즈’에 약 1시간 동안 출연해 “(사법 당국이) 높은 확률로 그를 구속한 상태라고 여기 오기 5분 전에 들었다” “팸 본디 법무장관을 비롯한 모두가 훌륭한 일을 해냈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건 발생 이틀도 되지 않아 용의자의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조만간 수사 당국이 이런 결과를 브리핑하게 될 것이라고 트럼프는 전했다.

트럼프는 이날 총격범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꺼리면서도 “그와 매우 가까운 누군가가 신고했다”며 “부모든 뭐든 지금은 말하고 싶지 않다. 오늘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방수사국(FBI)이 총격범의 완벽한 사진까지는 확보하지 못했는데 “누군가가 머리를 살짝 기울이는 것 같은 아주 사소한 특징까지 알아차렸고, 부친 등이 친구인 연방 수사 당국의 최고위직에 이를 알렸다”는 것이다. 폭스뉴스는 “용의자의 친구와 가족들이 그를 수사 당국에 넘겼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커크에게 총을 쏜 용의자 뒤에 더 큰 배후가 있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아직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가 저지른 짓을 생각하면 유죄 판결을 받고 사형 선고를 받기를 바란다” “주지사가 강력하게 사형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커크는 정말 훌륭했고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았다”며 “이런 일을 당할 사람이 아니었다”고 했다. 커크는 지난 대선에서 경합주에서 청년층을 대거 동원하며 2030세대의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멜라니아 여사와 사이에서 낳은 유일한 자녀인 배런이 자신에게 커크와 점심을 주선해달라 부탁했고 만남 뒤에는 “마치 커크가 배런에게 마법을 부린 것 같았다” “배런이 아주 좋아했다”는 일화도 전했다. 트럼프는 커크 사후 특별 성명을 발표했고 ‘자유의 메달’ 훈장을 조만간 수여할 것이라 밝혔다. J D 밴스 부통령 부부는 뉴욕에서 예정된 9·11 테러 24주기 추모 행사 참석을 취소하고 유타로 날아가 관을 공군 2호기에 실어 애리조나까지 운구했다. 트럼프는 “커크는 재능이 넘쳤고 이 일에 열정을 쏟았다”며 “어제 에리카(배우자)와 통화했는데 그녀는 완전히 무너진 상태였다. 다음 주 장례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했다.

12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찰리 커크 터닝포인트 USA 대표를 추모하는 사진이 걸려있다. /EPA 연합뉴스

한편 트럼프는 이날 워싱턴 DC 등에 이어 “다음으로 테네시주 멤피스에 주 방위군, 필요하다면 군대를 투입하는 등 필요한 모든 인력을 동원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민주당원인 시장도 기뻐하고 있다. 워싱턴에서도 그랬듯 거기서도 (치안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했다. 로스앤젤레스(LA) 등에서 ‘불법 이민’ 단속 반대 시위 대응을 위한 주 방위군 투입이 위법이라는 일부 판결이 나온 가운데, 트럼프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정말 형편없다”며 “우리는 모든 소송에서 이길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가 몇 달 전에 LA에 개입하지 않았다면 올림픽을 개최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시카고, 보스턴 등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도시들에도 치안 유지를 위한 주 방위군 투입을 예고한 상태다.

트럼프는 교착 상태인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終戰) 협상과 관련해서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적개심이 “엄청나다”고 했다. “춤을 추려면 두 사람이 필요한데, 푸틴이 뭔가 하고 싶어 하면 젤렌스키가 싫어하고 젤렌스키가 뭔가 하고 싶어 할 땐 푸틴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푸틴에 대한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냐는 질문에 “솔직히 그렇다”며 “은행 등과 함께 더 강한 제재를 부과하고, 관세를 더 부과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전쟁이 가장 쉽게 끝낼 수 있을지 알았는데 그러지 않았다” “매일 6000~7000명의 군인이 죽고 있는데 도덕적으로 이를 매듭지어야 할 의무감을 느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