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10일 미국 조지아주(州)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에서 구금된 우리 국민들과 관련해 현지 시간으로 11일 오전 “외국인 국적자를 포함한 총 330명이 전세기를 타고 귀국할 예정”이라고 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한국인 구금 사태가 순조롭게 풀린 것은 한미 정상 간 신뢰 덕분”이라며 “귀국 한국인들이 미국에 재입국할 때 불이익이 없다는 확약을 받았다. 귀국 시 수갑도 채우지 않는 것으로 재차 확인했다”고 전했다. 10일 출발할 예정이었던 한국행 전세기가 하루 늦게 출발하게 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구금된 한국인들에게 미국에 계속 남아 자국 인력을 교육·훈련시킬 것을 권유했기 때문이라고 외교부는 전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전세기에 중국인 10명, 일본인 3명, 인도네시아인 1명 등 외국 국적자 14명을 포함한 330명이 탑승할 예정” “11일 정오에 출발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인 1명은 잔류 의사를 밝혔는데 “개인적인 사유에 따른 결정”이라고 했다. 조 장관은 워싱턴 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진행된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정말 무거운 마음으로 미국에 왔고, 우리 국민의 불만과 분노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매우 크게 고민했다“며 “앤드루 베이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부보좌관과도 만나 마코 루비오와의 합의 사항을 재확인했다. 국무부와 우리 외교부 간 워킹그룹을 만들어 우리 기업의 대미(對美) 투자에 맞춰서 새로운 형태의 비자를 만드는 것을 신속하게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미 이민 당국의 대대적인 체포·구금의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음모론 같은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시간이 좀 지나고 잘 분석해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루비오와 만나 약 21분 동안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전세기 출발이 지연된 ‘미국 측 사정’ 관련, “트럼프가 우리 인력이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계속 일하면서 미국 인력을 교육·훈련시키는 방안, 아니면 귀국하는 방안에 대한 우리 입장을 알기 위해 절차를 중단시켰던 것”이라며 “조 장관이 (구금자들이) 놀라고 지친 상태라 먼저 귀국했다가 다시 미국으로 들어오는 게 좋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가 미 당국의 엄격한 호송 규정에도 불구하고 우리 측을 배려해 속박 없이 공항으로 호송할 것을 지시했다”고 했다.
이번에 구금된 우리 인력 중에는 미 공장과 법인 등에서 합법적으로 일하는 데 문제가 없는 주재원 비자(L-1) 소지자도 다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분들이 안전하고 신속하게 귀국하는 것이 가장 시급했다”며 “(불법 체류 여부에 대해) 미측과 논쟁하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고 했다. 법적인 시시비비(是是非非)를 가리게 될 경우 구금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우려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러면서 추후 한미 간에 워킹그룹을 구성해 우리 국민의 재입국에 불이익이 없도록 하고, 비자 제도 확충을 도모할 것이라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추후 불이익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미국 측 최고위 주체가 루비오라고 전하며 “그 약속이 지켜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