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에 있는 이민세관단속국(ICE) 처리 센터. /연합뉴스

한국인 300여 명이 구금돼 있는 미 조지아주(州) 포크스턴의 ‘처리(Processing) 센터’는 이민 당국이 체포한 외국인의 체류 신분과 혐의를 조사하고 추방 등의 방침을 정할 때까지 계류해 두는 장소다. 현대차·LG엔솔 공장 건설 현장에서 약 170km 떨어져 있다. 사설 업체가 소유·관리하고 있는데 열악한 환경 때문에 과거 여러 차례 지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안보부 감사실이 2022년 6월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포크스턴 시설에 대해 진행한 불시 검사에서 ‘수감자의 건강, 안전과 권리를 훼손하는 위반 행위’가 다수 식별됐다고 한다. 보고서는 “찢어진 매트리스, 누수, 고인 물, 곰팡이, 낡은 샤워 시설, 환기 시스템의 곰팡이와 잔해, 만연한 벌레, 뜨거운 물이 부족한 샤워, 작동하지 않는 변기, 주방 냉동고의 고장 난 온도계, 따뜻한 식사 부재” 등을 지적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시설에 칠이 벗겨져 있고 환기 시설과 벽 곳곳에 곰팡이가 슬어 있는 모습이 담겼다.

곰팡이 핀 샤워장 한국인 300여 명이 수감된 미 조지아주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 시설의 내부 모습. 샤워 시설 벽면 곳곳에 곰팡이가 피어 있다. /미 국토안보부

또 수감자들에게 부적절하게 수갑이 채워져 있었고, 오락 및 세탁 시설에 대한 접근이 제한됐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의료 대응 미비로 수감자가 사망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구금자는 최근 지역 언론 단체에 “수용 환경이 감옥보다 열악하다”며 “샤워실 바닥의 움푹 팬 곳에 물이 고여 있고 대변, 음모, 침이 뒤섞여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 “음식은 모두 유통 기한이 지났다”고 주장했다. 다만 올해 1월 말 실시된 가장 최근의 규정 준수 점검에서는 포크스턴 시설에 대해 ‘양호’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설 운영자 측과 면담한 주미 한국 대사관의 조기중 총영사는 “우리 국민이 지내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배려해 달라”고 했다며 “담당 영사가 시설을 확인했는데 오늘 면담한 분들은 건강한 모습으로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