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동맹·파트너국의 방위비 부담 확대, 중국 억제 등을 골자로 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새 국가방위전략(NDS·National Defense Strategy) 문서를 고위 관계자들에게 배포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NDS는 국방부가 의회에 보통 4년 주기로 제출하는 최상위 국방 전략 문서로, 군사 정책과 국방 운영 전반의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작전 개념, 군사력 배치, 전력 증강 같은 민감한 군사 정보를 담고 있어 문서 자체는 기밀이지만 백악관과의 조율을 거쳐 요약본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날 워싱턴 DC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90페이지 분량의 NDS 초안(草案)이 작성돼 피트 헤그세스 국방 장관에게도 보고됐고 관계자들이 열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초안은 곧 동맹국 정부와 전문가들이 참고할 수 있는 요약본으로 편집돼 이르면 이달 안으로 공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통상 새 정부가 들어서면 1년 안에 NDS를 내놓는데, 트럼프 정부의 경우 국방 정책의 입안자인 엘브리지 콜비 정책 담당 차관이 이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콜비는 트럼프 1기 때도 국방부 전략·전력 개발 담당 부차관보로 NDS 작업에 참여했다.
이번 NDS에는 트럼프 정부가 ‘이 시대 최고의 전략 경쟁 대상’으로 규정한 중국에 대한 억제 방안, 유럽 등 동맹국·파트너국의 방위비 부담 분담 확대, 방위 산업 인프라 재활성화, 미 본토에 대한 방어 역량 강화 등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고 한다. 콜비는 트럼프 2기 정부 합류 이전부터 북한 재래식 전력 방어는 한국군이 더 많은 부담을 지고, 주한 미군은 중국 견제로 기능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또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경고하며 미국이 한국·일본을 포함한 동맹국과 억지력을 구축해 중국의 행동에 수반되는 비용을 증가시키는 이른바 ‘부정 전략(The Strategy of Denial)’을 주창했다. 2021년 동명의 저서를 발간했는데, 상당 내용이 이번 NDS에 그대로 차용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