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 깅그리치 전 연방 하원 의장이 미국 언론 기고에서 한국 내 보수 정당과 교회 지도자에 대한 대규모 압수 수색을 거론하며 “이재명 정부의 최근 정치·종교에 대한 전면적인 탄압(all-out assault)이 숨 막힐 지경”이라고 했다. 깅그리치는 27일 워싱턴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 새 정부가 이렇게 과격(radical)해질지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11선(選) 하원 의원으로 1995~1999년 하원 의장을 지낸 깅그리치는 보수 진영의 원로 인사다. 트럼프의 멘토 중 한 명으로, 2016년 대선을 앞두고는 한때 러닝메이트로도 거론됐다. 이재명 정부에 대한 미국 내 부정적 인식은 그동안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을 중심으로 퍼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통 보수 인사인 깅그리치도 비슷한 문제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깅그리치는 지난 25일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에 대해 “이번 방문은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최근 주요 보수 및 종교 지도자들의 자택과 사무실이 대규모로 압수 수색을 당했다”며 “어떤 경우엔 검경이 오전 7시에 한 주요 종교 지도자의 자택·사무실에 들이닥쳤다”고 했다. 이어 이를 바이든 정부 때 연방수사국(FBI) 등이 트럼프의 플로리다주(州) 마러라고 자택을 수색한 것에 빗대며 “미국인들은 이게 얼마나 모욕적이고 위협적인 일인지 이해할 것”이라고 했다.
깅그리치는 특히 내란 특검이 주한 미군과 우리 공군이 함께 사용하는 군 기지를 미군과 협의 없이 압수 수색했다며 “이런 오만함(arrogance)이 지난달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워싱턴 DC를 방문했지만 카운터 파트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겸임)을 만나지 못하고 귀국한 원인이 됐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가 한국 내 사태의 심각성을 보고받은 뒤 소셜미디어에 “한국에서 숙청이나 혁명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는 글을 올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이 문제를 언급했기 때문에, (이 대통령은) 자신의 정부가 미국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길을 가고 있음을 모를 리가 없다”고 했다. 깅그리치는 “앞으로 몇 주간은 이 대통령이 (트럼프의) 메시지를 이해하고 ‘경찰국가 전술’에서 법치(法治)로 회귀할지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한미 정부 간 미래에 중요한 순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