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알래스카주(州) 앵커리지에서 열리는 미·러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4일 이번 회담이 성공할 경우 곧바로 우크라이나까지 포함하는 3자 회담을 열 수 있고, 거기서 종전(終戰)의 최대 종점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영토 경계에 관한 ‘주고받기식 협상’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이날 폭스뉴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이 “(우크라이나까지 3자 또는 유럽이 포함된 다자 등) 다음 회담을 세팅한다”며 “두 번째 회담은 합의를 하는 회담이 될 것이기 때문에 매우,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백악관은 이번 푸틴과의 회담을 ‘듣는 성격의 탐색전’으로 규정하며 기대치를 관리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미·러 회담에서) 원하는 것은 (3자 또는 다자 간) 후속 회담을 위한 상을 차리는 것”이라며 자신과 푸틴, 젤렌스키 간의 3자 회담 또는 유럽 주요국 정상들까지 포함된 다자(多者) 회의를 구상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푸틴과의 회담에서 휴전 또는 종전 방안을 마련한 뒤 그다음 회담에서 “‘뭔가를 분배한다’는 말을 쓰고 싶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경계와 땅 등에서 주고받기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트럼프는 미·러 회담 후 다음 단계 협상이 “조기에 열려야 한다”며 “매우 속히 열리는 것을 보고 싶다”고 했다.
트럼프는 미·러 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 3자 회담을 개최할 경우에 대비해 장소 3곳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구체적인 얘기까지 전하며 “가장 쉬운 옵션은 알래스카로 젤렌스키를 불러 연이은 회담을 개최하는 것”이라고 했다. 푸틴이 젤렌스키와의 정상 회담이 ‘시기상조’라며 선을 긋고 있고 트럼프도 알래스카에 젤렌스키를 부르지 않았지만, 회담이 잘될 경우를 전제해 전격 초청할 옵션을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됐다. 트럼프는 3자 또는 다자 회담 장소를 묻는 질문에 “아마도 알래스카”라며 ‘백투백(back to back) 회담’이 최상의 시나리오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다만 젤렌스키는 트럼프가 가능성을 시사한 ‘영토 교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여러 차례 나타냈고, 영국·프랑스·독일 등도 여기에 동조하는 입장이다.
트럼프는 푸틴과의 회담 전망에 대해 “나는 그가 합의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믿는다”며 “그가 합의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회담이 성공적인 회담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25%의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트럼프가 푸틴과 마주 앉는 건 2018년 이후 약 7년 만이다. 트럼프는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가할 수 있냐는 질문에 “(합의가 되지 않는다면) 물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적인 제재와 인센티브 모두 강력한 대러 협상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미·러 정상이 회담·오찬 후 공동기자회견을 할 것이라 밝혔지만, 트럼프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사안”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