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D 밴스 미국 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함께하는 3자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밴스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세 정상이 앉아서 이 분쟁의 종식을 논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일정 같은 것들을 정하려 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와 푸틴이 15일 알래스카주(州)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인 가운데, 유럽과 우크라이나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終戰)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패싱’당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밴스는 이날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살인이 끝나는 상대적인 평화 속에 살 수 있게 하는 어떤 협상안을 찾으려 노력할 것”이라며 “이건 누구도 엄청나게 만족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게 끝날 무렵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둘 다 아마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종전을 위해 현실적으로 우·러 양쪽 모두 일정 부분 양보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밴스는 푸틴이 트럼프와 만나기 전 젤렌스키와 먼저 만나는 것이 좋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산적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난 근본적으로 미 대통령이 둘을 좀 한자리에 모으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트럼프가 그들이 이견을 해소하도록 강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인터뷰는 미·러 회담 성사 발표 전인 지난 8일 촬영된 것이라고 한다.

트럼프의 종전 구상에 응하지 않던 푸틴은 정상회담에 응했지만 젤렌스키와의 회담은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고 있다. 밴스가 이날 “우리는 물론 우크라이나와 대화하겠다” “결단력 있는 리더가 자리를 잡고 사람들이 만나도록 강제하는 게 평화로 가는 길”이라 밝혀 젤렌스키까지 포함하는 미·우·러 3자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매튜 휘태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주재 미국 대사는 CNN에 “트럼프가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젤렌스키 초청이 최고의 시나리오라 판단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종전 논의에 반대하고 있고, 트럼프가 가능성을 시사한 일부 영토 교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유럽에선 4년 차를 맞은 전쟁의 분수령이 될지도 모르는 이번 회담을 놓고 ‘패싱’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10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유럽 주요국이 미·러 회담에 앞서 트럼프와 사전에 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프랑스 등 주요국 정상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9일 성명에서 “외교적 해결책은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필수적인 안보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북유럽 5국과 발트 3국 등 이른바 ‘NB8’이라 불리는 8국 정상들도 10일 “우크라이나 없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결정도, 유럽 없이는 유럽에 대한 결정도 없다”고 했다. NBC는 “백악관이 젤렌스키를 알래스카로 초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최종 결정된 것은 없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