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 인도네시아와 무역 협상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 “모두를 위한, 인도네시아와의 훌륭한 협정이 방금 완료됐다”며 “나는 그들의 존경받는 대통령과 직접 협상했다. 구체적인 내용이 뒤따를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4월 국가별 상호 관세를 발표할 때 인도네시아에 32%의 상호 관세율을 적용했고, 지난 7일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에게 관세 서한을 보낼 때도 같은 관세율을 적시했다. 이번 발표로 미국과 무역 협정을 타결한 아시아 국가는 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까지 2곳으로 늘게 됐다.
트럼프는 “협정의 일환으로 인도네시아는 150억 달러 상당의 미국 에너지 제품, 45억 달러의 농산물과 대부분이 777인 50대의 보잉 제트기를 구매하기로 약속했다”며 “우리 농장주와 농부, 어부들은 2억8000명 이상의 인구를 가진 인도네시아 시장에 완전하고 전면적인 접근권을 얻게 됐다”고 했다. 이어 “인도네시아는 미국에 수출하는 모든 상품에 대해 19% 관세를 납부할 것이고, 인도네시아로 가는 미국 수출품은 관세와 비(非)관세 장벽이 완전히 제거된다. 무역적자 균형에 대한 인니 국민들의 헌신과 우정에 감사하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우리는 완전한 시장 접근성을 갖게 됐고, 이는 한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것” “그들은 19% 관세 지불하고, 우리는 아무 것도 지불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대한 미국의 상품 무역 적자는 약 179억 달러(23조8000억원)였다. 트럼프는 “내가 협상했다”고 밝혔는데, 필요하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나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자신의 협상팀이 협상한 결과물에 관계없이 원하는 조건을 밀어붙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양국이 11% 관세율에 사전 합의를 이뤘지만, 막판에 트럼프가 관여해 두 배 가까이 높은 20%의 관세율을 일방적으로 발표해 논란이 됐다. 트럼프가 새로 제시한 협상 시한인 8월 1일 이전까지 비슷한 타결 사례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는 “이와 같은 몇몇 협정이 발표될 것”이라며 “인도와도 기본적으로 같은 방향으로 진행 중이며, 우리는 인도 (시장에) 대해 완전히 접근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서한에서 30%의 관세를 부과한 유럽연합(EU)과의 무역 협상에 대해서는 “우리는 대화하고 있으며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했다. EU가 미국에 대한 보복 관세 부과를 저울질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는 “그들이 많은 돈을 벌었다”며 “그들은 우리를 나쁘게 대했지만 지금은 매우 친절하게 대한다. 모두가 EU에 대해 만족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트럼프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반등했다는 발표가 나온 것을 언급하며 거듭 기준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그는 “연준은 금리를 3%포인트 내려야 한다”며 “인플레이션이 매우 낮다. 연간 1조 달러(약 1385조원)가 절약될 것”이라고 했다. 금리를 내리면 연방정부가 지출하는 국채 이자 비용이 이만큼 줄어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노동부는 이날 미국의 지난달 CPI가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고, 전월과 비교해선 0.3% 올랐다고 발표했다. 트럼프가 부과한 관세 여파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