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5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상호 관세 유예 종료 시점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5일 워싱턴 DC를 찾아 “일주일밖에 안 됐지만 상황이 급박하다고 판단돼 다시 협상을 위해 왔다”며 “오늘 오후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집중적인 협상이 예정돼 있다. 우리가 실리를 최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 집중적으로 협상할 예정”이라고 했다. 여 본부장은 지난달 22~28일 이재명 정부 출범 후 고위 관료로는 처음 워싱턴 DC를 찾은 데 이어 일주일 만에 다시 급파됐다.

여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 DC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기자들과 만나 “7월 8일까지인 상호관세 유예 종료가 다가오다 보니 한국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가 막판 협상을 하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여 본부장은 “지금은 사실 많은 게 불확실한 상태로 하루하루 가변적으로 바뀌는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오늘 협상을 통해 미국의 계획이 무엇이고 우리가 그 안에서 실리를 최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 집중적으로 오늘 협상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다른 나라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는 것도 지금의 협상 구도에서는 중요하다”고도 했다.

여 본부장은 8일 이전에 한미 간 무역 합의를 도출하기 어렵지 않으냐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모든 세부 사항을 포함한 합의는 사흘 내 타결하기 어렵지만 큰 틀의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새 정부 출범 후 짧은 시간 안에 우리가 많은 진전을 이루었고, 미측과 협상 채널을 구축하고 상호 신뢰를 구축해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며 “아직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미국이) 상호 관세는 모든 국가와 협상의 여지를 좀 두고 있는 것 같다. 관세 협상과 4~5년 중장기적 한미 산업 및 기술 협력 등을 다 묶어서 ‘포지티브섬’으로 협상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다만 자동차, 철강·알루미늄 등 품목별로 부과된 관세에 대해서는 “예외 적용이나 대폭 인하가 중요하다는 점을 여러 번 강조했고 오늘도 할 예정”이라면서도 “미국의 산업 보호 측면에서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해결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4일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12국에 대한 상호 관세율을 적시한 서한에 서명했고, 이 서한들이 7일 발송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러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느 나라에 발송될 것인지, 구체적인 관세율이 얼마인지 등 세부 내용은 거론하지 않았다. 트럼프 정부가 설정한 상호 관세 유예 기간은 오는 8일 만료될 예정이다. 여 본부장은 이 12국에 한국이 포함됐는지 여부는 “모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