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7일 백악관에서 콩고민주공화국(DRC) 출신 백악관 출입 기자인 하리아나 베라스와 악수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 백악관 행사에서 자신의 오른편에 서 있던 한 여기자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이날 오후 오벌 오피스에선 미국의 중재 아래 테레즈 카이쾀바 와그너 콩고민주공화국(DRC) 외무장관과 올리비에 은두훈기레해 르완다 외무장관이 30년에 걸친 유혈 분쟁을 끝내는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트럼프가 “아름답다” “당신과 같은 사람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며 칭찬을 쏟아낸 여성은 민주콩고 출신으로 백악관을 취재하고 있는 여기자 하리아나 베라스였다.

베라스는 이날 “아프리카 대륙을 대표해 출입 허가를 받아 여기에 와 있는 유일한 기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미국의 중재에 고마움을 표시하며 고국 상황과 관련해 “민주콩고에서 희망을 봤고, 사람들은 이제 더 나은 날을 위해 희망을 품고 있다” “사람들이 모두 트럼프 당신의 이름을 알고 매우 고마워한다”고 했다. 베라스는 자신이 최근 인터뷰한 콩고 대통령이 트럼프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려 한다는 사실을 전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임 바이든 정부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베라스가 2분 넘게 말하는 모습을 흡족하게 바라보던 트럼프는 “정말 아름답게 말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어 “이건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기 때문에 내 정치 인생의 끝이 될 수 있다”면서도 “캐롤라인(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말하기를 당신이 아름답다고 하던데 과연 그렇고, 내면은 더 아름답다. 당신 같은 기자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트럼프 뒤에 서 있던 J 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베라스는 자신이 10년 넘게 언론인 생활을 했다며 “트럼프 1기 때도 (백악관) 뉴스를 다뤘다”는 점을 어필했다. 트럼프는 “나도 알고 있다”며 베라스의 손을 잡았다.

민주콩고는 1990년 이후 100개 이상 무장 단체가 난립하며 혼란이 극심했다. 르완다의 지원을 받는 M23 반군이 가장 영향력이 있는데, 광물이 풍부한 동부 지역에서 민간인이 사망하는 피해가 잦았다. 이날 양국 외무장관이 서명한 협정은 미국과 카타르가 지원한 것으로 영토 보전, 적대 행위 금지, 비국가 무장 단체 철수 등이 담겼다. 트럼프는 자신의 중재 역할을 강조하며 “트럼프 협정이라 불러야 한다”라고 농담을 했고, 이번 협정으로 금·리튬·구리 등 민주콩고의 광물에 대한 미국이 더 많은 접근권을 얻을 것이라고 했다. 루비오는 “이번 협정은 30년의 전쟁 이후 중요한 순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