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 4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려 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백악관은 트럼프가 집권 1기(2017~2021년)와 같은 관계 진전을 원한다고 11일 오후 브리핑에서 밝혔다. 보도를 부인하지 않으면서, 트럼프가 김정은과 소통하고 미·북 관계를 진전시키는 일에 개방적이라고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됐다.

앞서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익명의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미·북 대화 채널 복구를 위해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친서를 보냈지만 뉴욕에서 활동하는 북한 외교관들이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언급된 북한 외교관은 이른바 ‘뉴욕 채널’로 불리는 주유엔 북한대표부 소속으로 추정된다. 레빗 대변인은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답하도록 놔두겠다”고 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가 집권 1기에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진행한 대화를 재개하려 친서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의 첫 정상회담을 포함해 총 세 차례 김정은과 만났다. 트럼프는 이렇게 김정은과 맺은 친분을 지난해 대선 전부터 여러 차례 과시하면서 직접 대화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그러나 현재까지 미·북 소통을 둘러싼 별다른 진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친서를 보냈다면 집권 1기처럼 ‘톱다운’ 방식으로 김정은과 직접 소통을 재개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 DC 외교가에선 북한이 2022년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하면서 러시아와 군사적으로 밀착하는 지금의 상황이 트럼프 1기와는 다르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북한이 참전 대가로 제재 회피나 군사 기술 지원 같은 혜택을 누리고 있어 당장 미국과의 대화 테이블에 나올 유인이 적다는 것이다. 아울러 현재 트럼프가 주력하는 이스라엘과 하마스(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 단체)의 휴전,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이란 핵 협상 등 굵직한 외교 쟁점이 일단락된 뒤에 미·북의 본격적 대화가 가능하리라는 전망이 많다. 다만 별다른 외교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트럼프가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미·북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2019년 6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만나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