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마크 뤼터 나토(NATO) 사무총장이 13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나는 북한 김정은과 좋은 관계이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확실히 핵 보유국(nuclear power·핵 보유국)이다” “핵무기를 많이 갖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지난 1월 20일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 질의·응답하는 과정에서도 북한을 이렇게 부른 적이 있다. 다만 이는 국제법이며 구속력이 있는 핵확산방지조약(NPT)에 따라 인정받는 ‘핵무기 보유국(nuclear weapon state)’과는 차이가 있는 표현으로, 트럼프가 정확한 개념을 인지하지 않은 채 말했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이날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을 만나 김정은과의 관계를 다시 구축할 계획인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트럼프는 1기(2017~2021년) 때 싱가포르, 베트남 하노이, 판문점 등에서 김정은과 세 차례 만났고 여러 차례 친서(親書)를 주고받았다. 그는 이날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맺었다. 만약 내가 당선되지 않고 힐러리(클린턴)가 (백악관에) 들어갔다면 여러분은 북한과 핵전쟁을 했을 것이며 수백만 명이 죽었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또 싱가포르·베트남에서 열린 두 차례 미·북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버락 오바마(전 대통령)는 (김정은과) 만나지도 않았으며 전화도 받지 않았다” “나와는 거칠고 험난하게 시작했으나 우리는 만났다”고 했다. “그 회담으로 한국은 올림픽(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핵 공격을 당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아무도 표를 사지 않았다” “내가 (김정은을) 만났고 올림픽이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했다” “그것이 트럼프 정부의 훌륭한 업적”이라고도 했다. 다만 이는 선후(先後)가 뒤집힌 표현으로 2018년 2월 평창 동계 올림픽이 먼저 열렸고, 그해 6월 1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렸다. 트럼프는 과거에도 주한 미군 병력 등에 대해 과장된 표현을 사용해 왔다.

트럼프가 취임을 전후해 김정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미·북 대화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와 앨런 김 연구원은 최근 “북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함으로써 돈, 연료, 식량, 제재 완화, 그리고 사실상의 핵보유국 지위 인정 등을 얻고 있다”며 “이는 트럼프 정부가 제공해주기 매우 어려운 것들로 러·북 밀착으로 인해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참여할 동기는 줄어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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