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19세 청년 에드워드 코리스틴을 외교기술국 정보 기술(IT) 담당 선임고문으로 임명했다고 10일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 내 젊은 엔지니어 그룹인 ‘머스크 키즈’의 일원으로, 그중 최연소다. ‘선임고문’은 트럼프 정부의 공식 구성원은 아니지만, 트럼프 행정부 최연소 고위직에 오른 캐럴라인 레빗(28) 백악관 대변인보다 어리다. 그는 16세에 회사를 설립한 경험이 있고 대학 1학년을 마치기도 전에 머스크가 DOGE 직원으로 발탁한 기술 인재로 꼽힌다. 하지만 과거 인턴으로 일한 기업에서 데이터 유출 혐의로 해고된 전력이 있는 데다, 사이버 범죄 커뮤니티에서 활동한 경험도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코리스틴은 온라인에서 ‘빅 볼스(Big Balls)’라는 별명을 사용하고 있다. 빅 볼스는 ‘대담함’이나 ‘용기’를 나타내는 속어인데, 실제 코리스틴은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호기심과 대담함을 보인 것으로 전한다. 2005년 12월 태어난 그는 16세 때 ‘Tesla.Sexy LLC’라는 도메인 관리 회사를 설립해 운영해 왔는데, 이 회사가 관리하는 도메인 중에는 러시아에 등록된 것도 2개 있어 러시아와 어떤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코리스틴은 또 과거 사이버 범죄와 관련된 텔레그램 채널인 ‘더 콤(The Com)’의 일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커뮤니티는 각종 디도스 공격, 데이터 유출, 해킹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져 우려가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는 2022년 데이터 보안 회사 패스네트워크에서 인턴으로 일했으나, 회사의 핵심 정보를 경쟁사에 유출한 혐의로 해고됐다. 당시 그는 해고된 뒤에도 “회사 모든 기계에 접근할 수 있었다”며 온라인 채널에서 자랑하기도 했다.
코리스틴은 지난해 가을 매사추세츠주 노스이스턴 대학교에 입학해 기계공학과 물리학을 전공하며 머스크 소유의 뇌신경과학 스타트업인 뉴럴링크(Neuralink)에서 3개월간 인턴으로 근무했다. 코리스틴의 친구들은 그가 평소 존경하는 인물로 일론 머스크를 꼽아왔다고 전했다.
그가 어떤 기술적 성과를 이뤄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대학 1학년을 마치기도 전인 올 초 머스크에 의해 발탁돼 학교를 그만두고 DOGE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진다. 코리스틴 외에 23세의 루크 패리터라는 청년 역시 머스크 소유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 인턴 출신으로 DOGE에 발탁돼, 국무부 외교기술국 선임고문이란 직책을 부여받아 활동 중이다.
DOGE는 미국 정부의 비효율성 감소와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한다. 국무부 외교기술국은 미 정부의 IT 시스템을 관리하는 부서로 민감한 국가 안보 데이터를 다루고 있다. 코리스틴은 미 국무부 IT 시스템의 현대화와 데이터 관련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의 경력 때문에 중요 정보 유출 우려가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코리스틴이 국무부의 기밀 자료에 무단 접근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국무부 선임고문이란 직책은 단순 자문 역할을 넘어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는 자리로 알려졌다. 트럼프 1기 당시에도 트럼프의 딸 이방카 트럼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별다른 공직 경험이 없는데도 백악관 선임고문 직책을 맡아 여성 및 가족 정책, 중동 외교 정책을 비롯한 각종 백악관 의사 결정에 막강한 영향을 미친 적이 있다.
코리스틴의 아버지가 연간 1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유기농 간식 브랜드 ‘레서에블 스낵(LesserEvil Snacks)’ CEO라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선 그의 이러한 가정적 배경이 이번 임명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국무부와 DOGE 측은 이번 임명이 공정했다고 주장하며 논란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