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 10일 동영상 기반 소셜미디어인 ‘럼블(Rumble)’ 공식 계정을 개설했다. 럼블은 구글의 유튜브 같은 주류 플랫폼들이 보수적인 콘텐츠를 검열하고 있다는 문제의식 아래 2013년 캐나다에서 설립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추종하는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자가 주요 이용자다. 월간 사용자가 약 6700만명인데 트럼프 정부가 트럼프에 비판적인 주류 언론을 우회하고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겠다는 뉴미디어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크리스 파블로스키 럼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신의 백악관 방문 인증 사진을 X(옛 트위터)에 올리며 “언론의 자유와 투명성에 대한 트럼프와 그의 팀의 헌신에 감사드린다”며 “미국인과 전 세계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백악관의 노력에 작은 역할을 하게 돼 매우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어 “럼블은 자기표현이라는 인간의 타고난 권리를 위해 매일 싸우고 있고, 빅테크와 거대 미디어 기업의 검열을 피하기 위해 사람들을 아이디어의 장(場)으로 직접 연결한다”고 했다.
럼블의 월간 이용자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약 6700만명으로 전 분기 5300만명에서 26% 증가했다. 이용자가 폭증한 건 트럼프의 대선 캠페인 덕분인데, 폭스뉴스는 “대선 당일 동시 접속자 수가 180만명에 달했다”고 했다. 트럼프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도 2021년 2월 럼블 계정을 개설해 현재 팔로어가 150만명이 넘는다. 유튜브에서 혐오·차별 발언 등이 문제가 돼 퇴출당한 이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팔로어가 약 170만명인 미국계 캐나다인이자 코미디언·정치 평론가인 스티븐 크라우더가 대표적이다. 유튜브는 2021년 크라우더의 트랜스젠더 관련 발언을 문제 삼아 그의 채널을 정지시켰다. 럼블에선 강경 보수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각종 음모론이 난무하는 경향도 있어 진보 진영에서는 “가짜뉴스의 온상”이란 비판도 많았다.
백악관의 럼블 계정은 트럼프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유하고 있는 X와 더불어 트럼프 2기의 미디어 전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백악관은 최대 1만명이 넘는 인플루언서와 우파 성향 매체, 유튜버·틱톡커를 포함한 1인 미디어 등에 브리핑룸 문호를 개방했다. 지난달 28일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의 첫 브리핑에서는 AP통신 출입 기자가 첫 질문을 해온 관행을 깨고 온라인 매체인 악시오스·브레이트바트에 기회를 부여했다. 또 국방부는 뉴욕타임스(NYT)·NBC 등 트럼프에 비판적인 주요 매체 4곳에 기자실 퇴거를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