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PNC 챔피언십에 참가한 타이거 우즈(왼쪽)와 찰리 우즈 부자.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 뉴올리언스에서 열리는 수퍼볼에 참석하기에 앞서 ‘골프 황제’인 타이거 우즈, 우즈의 아들인 찰리와 동반 골프를 하며 망중한(忙中閑)을 즐겼다. 트럼프는 지난 4일 우즈의 모친인 쿨티다가 별세하자 “그녀는 더 푸른 페어웨이로 떠났다” “우즈에게 많은 힘과 재능을 줬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첫 번째 임기 때인 2019년엔 트럼프가 우즈에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영예 중 하나인 ‘대통령 자유 훈장’을 수여한 적이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날 오전 트럼프와 우즈가 플로리다주(州)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동반 골프를 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소셜미디어에는 트럼프와 우즈 부자(父子)가 라운드를 시작하기에 앞서 몸을 푸는 장면이 담긴 영상도 올라왔다. 트럼프는 취임 후에도 주말을 마러라고에서 보내며 골프로 시간을 보내는데 여기에는 손녀 카이 등 트럼프 일가뿐 아니라 ‘장타 괴물’ 브라이슨 디섐보 같은 정상급 골프 선수들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우즈는 모친상을 딛고 13일부터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 골프 코스에서 열리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다. 타이거 우즈 재단이 개최하는 대회로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시우·김주형·안병훈·임성재 등이 참가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타이거 우즈 부자가 9일 골프를 시작하기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 /X(옛 트위터)

트럼프와 우즈는 지난 몇 년 동안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우즈는 지난해 7월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 부진했는데, 당시 1라운드를 앞두고 가진 BBC 인터뷰에서 “여기까지 오는 내내 트럼프 피격에 관한 뉴스만 봤고 비행기에서 한숨도 자지 못하고 골프장에 도착했다” “정신 상태가 좋지 않아 비행기에서 한숨도 자지 못했다”고 했다. 우즈는 조지 H. W. 부시,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트럼프 등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과 여러 차례 라운드를 했다. 2022년 한 토크쇼에 출연해 오바마의 골프 실력에 대해 “굉장히 경쟁력이 있다”면서도 “강하게 치려 하는데 비거리는 잘 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트럼프와 골프를 함께한 우즈의 아들 찰리는 2009년생이다. 지난해 부자가 이벤트 대회인 ‘PNC 챔피언십’에 한 팀으로 출전했다가 연장 대결 끝에 준우승에 그쳤다. 부친이 보는 앞에서 찰리가 생애 첫 홀인원을 기록했는데, 우즈는 “인생의 황홀함을 느꼈다”며 “아직 15세인 찰리의 한계는 무한하다”고 했다. 새내기 골퍼지만 ‘우즈’라는 이름 때문에 찰리가 가는 곳마다 구름 관중이 몰리기도 한다. 우즈는 “(아들이) 잘 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요즘은 다양한 연령대의 모든 사람들이 휴대폰을 가지고 미디어를 이용한다. 끊임없이 촬영하고, 끊임없이 사람들이 지켜보는 것은 그 세대의 일부이며, 그가 극복해야 할 세상의 일부”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타이거 우즈와의 골프를 위해 차를 타고 웨스트 팜비치에 있는 자신의 골프 클럽으로 가고 있다. /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