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열리는 프로미식축구(NFL) 챔피언결정전인 제59회 ‘수퍼볼’에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참석할 예정이라고 CNN이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4일 보도했다. 2024 시즌 수퍼볼은 약 7만50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뉴올리언스 시저스 수퍼돔에서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맞대결로 치러진다. 치프스는 ‘팝의 여제(女帝)’라 불리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남자 친구인 타이트 엔드(Tight End·미식축구의 포지션 중 하나) 트래비스 켈시가 뛰고 있는 곳이다.
이 때문에 정가에서는 벌써부터 트럼프와 스위프트의 ‘불편한 조우’가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스위프트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가 아닌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했다. J D 밴스 부통령의 자녀 없는 여성 비하 발언을 아프게 때리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를 추종하는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자들로부터 각종 음모론에 시달렸고, 트럼프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스위프트가 자신을 지지한 가짜 영상을 올리는 해프닝도 있었다. 과거 스위프트의 노래를 즐겨 들었다는 트럼프는 “나 때문에 돈을 벌지 않았느냐”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면 배은망덕한 일”이라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트럼프의 수퍼볼 방문에는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등 보수 진영의 실력자들이 대거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치프스가 승리할 경우 아무리 트럼프가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별다른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 채 ‘들러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수퍼볼은 평균 시청자 수가 1억2340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중계방송 이후 가장 많은 시청자를 끌어모았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중 하이라이트는 승리한 치프스의 켈시가 자신의 경기를 보기 위해 도쿄돔 공연을 마치자마자 전용기로 9800km 거리를 날아온 스위프트와 입을 맞추는 장면이었다. 스위프트는 올해도 연인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