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이 25일 워싱턴DC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칠면조 사면식에서 존 짐머만(왼쪽) 미국 칠면조협회 회장과 그의 아들 그랜트 짐머만(가운데)과 함께 칠면조 '피치'에 대한 사면을 진행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추수감사절(올해는 28일)을 앞둔 25일 백악관에서 재임 중 마지막 칠면조 사면 행사를 주재했다. 미국은 추수감사절에 가족이 모여 칠면조 요리를 먹는다. 백악관에서는 국민의 식탁에 오르는 칠면조를 대통령이 상징적으로 사면하는 전통이 있다.

이날 사면된 칠면조 두 마리는 바이든의 정치적 고향 델라웨어주의 꽃인 복숭아꽃(peach blossom)에서 이름을 따서 ‘피치’와 ‘블라섬’으로 명명됐다. 바이든은 피치를 소개하면서 2차 대전 당시 영국의 모토 ‘평상심을 유지하고 하던 일을 계속하라’(Keep Calm and Carry On)를 차용해 “피치가 ‘평정심을 유지하고 계속 울음 소리를 내라’(Keep Calm and Gobble On)를 모토로 삼고 있다”고 농담했다. 이어 “내 아버지는 ‘가족은 시작이면서 중간이자 마지막이기도 하다’라고 말씀하시곤 했다”며 “미국인인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계속 나아가고 믿음을 유지한다”고 했다.

백악관역사협회에 따르면 칠면조 사육업자들이 백악관에 칠면조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은 링컨 대통령이 추수감사절을 국경일로 지정한 1863년 무렵이다. 최초의 사면식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링컨이 처음 사면했다는 주장이 있다”고 했다. ‘사면’이라는 말이 등장한 것은 1963년 케네디 대통령 때다. 케네디는 칠면조가 너무 어려서 살려줬는데 워싱턴포스트가 이를 ‘사면’ ‘형 집행유예’라는 표현을 써서 보도했다.

칠면조 사면식이 백악관의 전통으로 자리잡은 것은 1989년 아버지 부시 대통령 때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동물 보호 단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 살진 수컷 칠면조는 누구의 저녁 식탁에도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며 “그는 대통령의 사면을 받아 오늘부터 죽는 날까지 근처 어린이 농장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연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