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부사관이 러시아에 여행을 갔다 현지에서 구금된 것으로 6일 전해졌다. NBC 방송은 등 미국 언론들은 6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주한미군 하사 1명이 지난주 러시아에서 구금됐다”며 “공무와 무관하게 러시아에 여행을 갔는데 여행 도중 한 여성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고 했다. CNN은 이 부사관의 이름이 고든 블랙(34)으로 주한미군에 배속돼 있다 텍사스 미군 주둔지인 ‘포트 카파조스’로 복귀하는 과정에 있었다고 했다.
미 육군은 지난 2일 이 하사관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구금됐고 “범죄 행위 혐의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한국에 배치됐다 미국으로 복귀하는 과정에 있었는데 미국으로 곧바로 가지 않고 러시아로 향한 것이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를 여행 경보 4단계 중 가장 높은 ‘적색 경보’ 국가로 지정해 사실상 여행을 금지하고 있다. 신시아 스미스 육군 대변인은 “러시아 정부가 빈 협약에 따라 범죄 구금 사실을 통보했다”며 “가족에게 이를 알렸고, 국무부가 해당 병사에게 적절한 영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이날 “현 시점에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없지만 우리는 이 사건을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 현지 매체는 이 부사관이 “인터넷을 통해 블라디보스토크 여성을 만나 한동안 동거했지만 그 여성을 폭행한 뒤 돈 20만 루블(약 300만원)을 훔쳐 달아났다”고 했다. 이런 사안은 평시 같은 경우 처벌 또는 추방 등의 형식으로 매듭지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극도로 악화된 상황이라 사안이 더 복잡해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하원 외교위원장인 마이클 매콜 의원은 X(옛 트위터)에서 “푸틴은 미국 시민을 인질로 잡은 오랜 역사가 있다”며 “러시아를 여행하는 건 안전하지 않다는 모든 미국인에 주는 경고”라고 했다. 현재 러시아에는 미국 국적의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가 지난해 3월 간첩 혐의로 체포돼 1년 이상 구금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