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에서 모두 최고 무공훈장을 받고 지난 8일 세상을 떠난 6·25 참전 용사 고(故) 랠프 퍼켓 주니어(97) 미 육군 예비역 대령의 조문 행사가 29일 미 연방의회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선 한국계 군인이 추모 노래를 불러 눈길을 끌었다.

한국계 미 육군 군악대 출신 에스더 강 하사가 29일 미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퍼켓 대령 조문행사에서 추모곡을 부르고 있다. /이민석 특파원

미 육군 군악대 ‘퍼싱즈 오운’(Pershing’s Own) 소속 에스더 강 하사는 이날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의 추모사가 끝난 뒤 군악대 연주에 맞춰 ‘인 더 가든(In the garden)’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퍼싱스 오운이라는 이름의 육군 군악대는 1922년에 창설됐다. 당시 육군 참모총장이었던 존 J. 퍼싱이 제1차 세계대전 중 목격했던 유럽 군악대를 모방해 설립했다.

퍼켓 주니어 대령은 6·25전쟁 때인 1950년 11월 25일 평안북도 소재 205고지 진지를 6회에 걸쳐 사수하고 대원들 목숨을 구하는 데 공을 세운 인물이다. 2021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미국 방문 때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국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을 받았다.

미 육군 군악대 소속 에스더 강 하사 /미 육군

강 하사는 서울 출생으로 4살때 미국으로 이민왔다. 그는 이날 본지와 만나 “(6.25에 참전한) 퍼켓 대령의 추모식이 열린다는 소리를 듣고 (행사에) 자원했다”고 했다. 강 하사는 “아버지가 목사여서 (오늘 부른 노래를) 어릴때부터 피아노를 치며 많이 불렀다”며 “이날 (한국계로서 6.25 참전 용사를 추모하는) 노래를 부를 수 있어 매우 뜻깊었다”고 했다.

강 하사는 템플대에서 성악 학사를 받은 뒤 신시내티 대에서 성악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 육군 군악대엔 작년에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