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맞붙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손발이 묶인 채 피랍되는 듯한 가짜 이미지를 담은 영상을 공유했다. 미 민주당 진영에선 “트럼프가 정치 폭력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라 제기됐다.
트럼프는 29일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글에서 성조기와 함께 ‘트럼프 2024′라는 스티커를 단 픽업트럭을 후방에서 찍은 영상을 올렸는데, 차 후미에는 바이든 대통령을 묘사한 것으로 보이는 남성이 결박당한 채 누워있는 그림이 붙어 있었다.
이 영상은 친트럼프 단체 사이에서 자주 공유돼 왔는데 트럼프도 직접 올린 것이다. 이날은 트럼프가 교통단속 도중 총격을 받고 사망한 뉴욕 경찰관의 유족을 찾아 위로하고 법질서 강화를 강조한 날이다. 해당 이미지는 인터넷에서 차량 스티커용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마이클 타일러 바이든 캠프 대변인은 “트럼프는 정기적으로 정치적 폭력을 선동하고 있으며, 이제 사람들이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라고 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의 스티븐 청 대변인은 같은 날 반박 성명에서 “그 사진은 고속도로를 달리는 픽업트럭 뒤에 붙은 것이고, (우리가) 고의로 연출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청은 “민주당원들과 미치광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 가족에 대한 비열한 폭력을 부추겨왔을 뿐 아니라 그를 겨냥해 사법 시스템을 실제로 무기화하고 있다”며 맞받았다.
같은 날 트럼프는 자신의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의혹’ 형사사건을 담당하는 후안 머천 판사를 비판하면서 동시에 머천 판사의 딸의 실명을 거론하기도 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사실상 ‘좌표’를 찍어 공격을 유도한 것이다.
트럼프는 소셜미디어 글에서 머천 판사 딸의 실명을 거론하고 “(그녀는) 광적인 트럼프 혐오자”라며 “그녀는 조 바이든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애덤 쉬프 하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과 ‘과격한 좌파’들을 위해 일한다”고 했다. 최근 머천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이번 재판 관련 증인과 검사, 법원 직원, 배심원 등을 비방하지 말라며 함구령을 내렸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함구령이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1조에 따른 권리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