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의 고위 관리가 지난 20년간 불법 투견 도박에 가담했다가 적발돼 기소됐다고 법무부가 2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 고위 간부는 투견에 동원됐다가 패배한 맹견들을 직접 죽이기도 했다고 수사 당국은 밝혔다. 그는 자신의 소유지에 사체들을 처리했다가 검찰에 발각됐다.
법무부에 따르면 메릴랜드주(州) 검찰은 국방부 지휘통제통신부 부국장을 맡고 있는 프레드릭 D. 무어필드 주니어를 불법 투견장 운영 혐의로 최근 체포한 뒤 기소했다. 법무부는 “무어필드와 (그의) 동료들은 암호화된 메시지 앱을 이용해 불법 투견을 위해 맹견을 훈련하는 방법을 논의하고, 투견에 대한 비디오를 교환했으며 실제 투견 일정을 주선하고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무어필드는 또 투견 도박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투견으로 사망한 개들의 사체 처리 방법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며 “그는 법 집행 기관으로부터 (자신의 불법) 행위를 숨기는 방법에 대해서도 동료들과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무어필드는 적어도 지난 2009년부터 투견 및 도박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 메릴랜드주 검찰은 무어필드 부국장이 소유한 두 개의 건물에서 최소 12마리의 개가 압수됐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무어필드는 투견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맹견 두 마리를 지난 2018년 메릴랜드주 자택에 유기했다”며 “(수사 당국은) 맹견 사체와 함께 발견된 우편물들을 통해 무어필드를 특정할 수 있었다”고 했다.
무어필드는 투견 모임에서 ‘지하드(Geehad)’라는 비밀 코드명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교도를 상대로 하는 이슬람의 종교 전쟁을 뜻하는 단어 지하드(Jihad)를 변형한 것으로 추측된다. 법무부는 “수사 당국은 무어필드의 집을 수색하러 왔을 때 그가 투견에 가담한 혐의를 인정했다”며 “(무어필드 집 수색 과정에서) 싸움에서 패한 개를 죽이는 데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물품도 압수했다”고 했다. 그는 점퍼 케이블과 전기 플러그 등을 통해 맹견들을 감전사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그에 집에서는 맹견에 투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스테로이드, 투견 훈련 일정표, 피로 얼룩진 카펫 등도 압수됐다.
유죄가 확정되면 무어필드는 투견에 동원하기 위해 동물을 소유, 훈련 또는 운송한 혐의로 최대 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법무부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