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25일(현지 시각) 국제교류재단(KF)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한미전략포럼 기조 연설에서 “한미 관계는 핵심 안보 동맹에서 필수적인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성장했다”며 “(한미 동맹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함께 싸우고 죽어간 장병 수천 명의 희생과 피로 맺어진 동맹”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안보로 시작해 모든 방면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이 안보 문제뿐만 아니라 경제·기술 분야 협력 등에서도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25일(현지 시각) 워싱턴DC에서 국제교류재단(KF)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한미전략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 공동 특파원단

블링컨 장관은 SK실트론, 한화큐셀 등 한국 기업의 대미(對美) 투자 사례를 언급하며 “양국 간 투자는 우리 핵심 공급망을 강화하고, 기술과 혁신은 양국 경제력의 토대”라고 했다. 그는 “양국은 생명공학부터 배터리, 반도체, 양자 기술에 이르는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차세대 핵심·신흥 기술 파트너십을 출범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기술 파트너십을 우주로까지 확장해 우주과학 및 달 탐사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4월 국빈 방미 때 서명한 ‘워싱턴 선언’에 대해 “40년 만에 전략 핵잠수함이 부산에 기항했다. 수개월 만에 우리는 선언을 구체적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어로 ‘같이 갑시다’라고 한 뒤 “한미 동맹은 ‘같이 갑시다’라는 공동 정신에 기반한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오늘날까지 굳건하게 유지됐다”고 했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25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한미전략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포럼 연사로 나선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동맹의 첫 임무는 한국을 방어하는 것이며 당장 급한 북한의 위협을 방어하는 게 가장 우선”이라면서도 “한미 동맹이 한반도에만 집중하는 것은 이제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일 3자 군사 협력 확대를 위해 미군이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을 통합해 가칭 ‘극동사령부’(US Forces Far East)를 만드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종전 뒤인 1947년 한국과 일본을 관할하는 극동사령부를 창설했다가 1957년 태평양사령부에 병합시키면서 해체했었다.

한편 크리스 밴 홀런 미국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은 대북 제재에 대해 “우리가 취해야 할 조치 중 하나는 북한에 대한 기존 제재를 더 잘 집행하는 것”이라며 “추가로 (북한이) 고통을 느끼는 지점을 찾을 때까지 기존 제재가 제대로 적용되도록 함께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미국의 대중(對中) 첨단 기술 수출·투자 제한 조치와 관련해 동맹국인 한국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