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각) 뉴욕에서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5개국과의 'C5+1'(중앙아시아 5개국과 미국 간 협의체) 정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각) 유엔 총회 참석차 방문한 뉴욕에서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5국 대통령과 ‘C5+1 정상회의’를 열었다. 미국 대통령과 이들 5국 대통령이 한 자리에 모여 정상회의를 한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중앙아시아는 ‘러시아의 뒷마당’이라고 불릴 만큼 전통적으로 러시아 영향권에 있었지만, 중국이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거액의 차관과 투자를 주면서 자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의에서 “(5개국) 대통령 모두와 여기 모인 것은 영광”이라며 “역사적 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아시아와 미국의 협력은 주권, 독립, 영토의 온전성에 대한 공동의 약속에 기반하고 있다”면서 “이 원칙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우리 협력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 올린다”면서 대테러 협력 강화, 역내 경제 연결성 증진과 장애인의 권리를 위한 새로운 이니셔티브의 출범을 발표했다. 또 “나는 진심으로 이 회의의 후속 조치를 하기를 고대한다. 왜냐하면 우리 5개국이 함께 할 때 우리는 더 강해지고 세계는 더 안전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백악관은 “정상들이 안보, 무역, 투자, 역내 연결성, 모든 국가의 주권과 영토적 온전성을 존중해야 할 필요성, 통치와 법치를 개선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는 개혁 등 폭넓은 사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역내 안보 도전에 대한 카운터파트들의 파트너십에 감사하며 국경 안보, 대테러, 법집행에 대한 지속적 협력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미국은 중앙아의 광대한 광물 자원을 개발하고 핵심 광물 안보를 증진하기 위한 ‘C5+1 핵심 광물 대화'를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중국이 지난 8월부터 반도체 등 전자제품 생산에 필요한 갈륨과 게르마늄의 수출을 통제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핵심 광물 추가 확보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미래 에너지 산업을 뒷받침할 회복력 있고 안전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미국과 중앙아 5국이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핵심 광물 대화 등이 미국이 ‘글로벌 인프라 투자 파트너십(PGII)’를 통해 추진 중인 ‘환카스피해 무역로’ 개발과 투자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PGII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한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서방국가들을 모아 출범시킨 글로벌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다.

백악관에 따르면 미국은 또 C5+1란 외교적 플랫폼을 보완할 민간 분야의 비즈니스 플랫폼 창설을 통해 미국과의 교역과 민간 분야 투자에 유리한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좋겠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 국제개발처(USAID)가 오는 10월 중앙아에서 C5+1 역내 연결성 장관회의를 열어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주도할 확고한 조치들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78차 유엔총회가 진행 중인 미국 뉴욕에서 19일(현지 시각) 미국과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C5+1' 정상회의가 열렸다. 왼쪽부터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사디프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C5에서는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사디프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이 이번 회의에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바이든 대통령 외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회의석상에 함께 나타났다.

C5+1는 지난 2015년 9월 존 케리 당시 국무장관이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에 온 중앙아 5국 외교장관과 다자 회의를 개최하면서 처음 출범했다. 이후 ‘C5+1 정상회의(C5+1 Summit)’이란 이름으로 미 국무장관 혹은 미 국무부 당국자가 참석하는 국무부 차원의 회의는 꾸준히 열렸지만,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는 명실상부한 정상회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한 이번 회의를 ‘첫 C5+1 대통령급 정상회의(inaugural C5+1 presidential summit)’라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