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문서 불법 반출 혐의로 연방 특별검사에게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첫 재판 날짜가 오는 8월 14일로 잡혔다. 미국 대통령이 연방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앞서 뉴욕 맨해튼 지검이 지난 3월 말 성 추문 입막음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회사 장부를 조작한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바 있지만, 이는 뉴욕 주법(州法) 위반 혐의였다. 성추문 입막음 관련 재판은 내년 3월에 시작하는 것과 비교해 보면 이번 기밀 유출건은 재판이 훨씬 빨리 시작되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 시각)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 법원 출석을 마치고 인근 레스토랑을 방문해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플로리다주(州) 마이애미 연방법원의 에일린 캐넌 판사는 20일(현지 시각)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건 반출 사건과 관련해 8월 14일 시작하는 2개월간의 예심 일정을 공개했다.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지난 8일 트럼프를 간첩법(Espionage Act) 및 이와 관련된 혐의 7건으로 기소하면서 재판부에 신속한 재판을 요청했었다.

이날 캐넌 판사는 “재판과 관련한 모든 사전 신청은 다음 달 24일까지 제출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측은 ‘재판 준비를 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재판 연기를 24일 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실제 재판은 8월 14일보다 더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도 “기밀을 다루는 복잡성, 트럼프 법무팀이 정부의 예심 명령 신청에 이의를 제기하는 정도, 판사가 일정을 관리하는 방식 등이 재판을 신속하게 진행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는 요소들이라는 게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전했다.

2024년 미국 대선 공화당 유력 후보로 압도적인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트럼프가 간첩죄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장면은 대선 판도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와 함께 공화당 경선을 위한 첫 토론회가 첫 재판 9일 뒤인 오는 8월 24일에 시작되는 만큼 공화당 내부 여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트럼프가 관련 자료를 열람한 뒤 중요한 증거 들을 왜곡해 발표할 우려도 제기됐었다. 이에 재판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 이번 사건에 대한 증거를 언론이나 대중에게 공개하지 말라고 명령한 바 있다.

이달 초 기밀문건 반출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 기소인부 절차를 진행한 마이애미 연방법원에 출석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무죄를 주장했다. 내년 대선에 출마한 트럼프는 일련의 기소가 정치적 의도가 있는 ‘마녀 사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