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 시각)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후원을 받는 리브(LIV) 골프와 전격적인 합병을 선언하자 9·11 테러 희생자 유족들은 “사우디로부터 돈을 받고 합병에 동의했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9·11 유족 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충격과 깊은 불쾌감을 느낀다”며 PGA 투어와 최고경영자 격인 제이 모너핸 커미셔너가 유족들을 배신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2001년 미 뉴욕에서 발생한 9·11 테러의 범인 상당수가 사우디인이었다는 이유로 LIV 골프의 출범부터 선수들이 이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반대해왔다. 테러의 설계자인 오사마 빈 라덴 또한 사우디인이었다.
이들의 비난은 그간 LIV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가 갑자기 ‘친(親)사우디’로 입장을 바꾼 모너핸 커미셔너에게 집중됐다. 테리 스트라다 9·11 유족 연합 회장은 “모너핸은 지난해 여름 9·11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지인을 얘기하며 LIV로 옮긴 골퍼들의 사과를 요구했었다”며 “PGA 리더들은 (입장을 바꿔 사우디와 손잡기로 한) 위선과 탐욕을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PGA와 모너핸은 사우디의 악평을 씻어내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받아 챙기는 사우디의 하수인이 됐다”고도 했다. 모너핸은 CBS에 “위선자라는 비난을 감수하겠다.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외신들도 이 같은 비판에 동참했다. 영국 가디언은 “바닥을 알 수 없는 돈의 함정이 스포츠의 모든 것을 혼란에 빠뜨리고 왜곡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가장 최근의 우울한 사례”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