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제이미 다이먼 미국 JP모건 회장 등 미 기업 CEO들이 잇따라 중국을 방문해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서자 미 보수 진영 일각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 정부 정책을 역행하는 것”이란 공개 비판이 제기됐다. 이들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을 잇따라 방문하는 것이 미국과 동맹국들의 ‘반중(反中) 연대’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취지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AP통신

미 보수 성향 매체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3일(현지 시각)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은 베이징(중국)에 고개를 숙였다’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다이먼 회장은 지난달 31일 상하이에서 열린 ‘글로벌 차이나 서밋’에 참석해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시도하면 안 된다. 중국과 중국인들에게 해를 끼치려고 하면 안 된다”라며 “JP모건은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나 중국에 있을 것”이라고 했었다. 칼럼을 쓴 전직 외교관 제임스 로건은 이를 두고 “중국은 미국의 최고 적수이고 미국에 대한 중국의 스파이 활동은 거침이 없다”며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반도체 회사(TSMC)의 본거지인 대만을 정복하겠다고 정기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대만의 반도체가 없다면 인공지능 경제 혁명은 멈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 최고의 강대국인 미국을 대체하려는 중국의 계획에 다이먼이 왜 ‘포장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했다.

로건은 “다이먼의 방중은 중국이 투자에 매력적이라는 분명한 신호를 비중국 기업과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보내게 된다”라며 “미국 기업들의 방중은 이미 자본 이탈을 경험하고 있는 중국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 점에서 다이먼은 미국의 국가 안보를 해치고 있다”며 “미국을 중국 국가에 종속시키는 것이 주요 목표인 부패한 정치 및 경제 체제를 지지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미 외교전문 매체 포린폴리시(FP)는 “표면적으로 다이먼이 참석한 행사는 중국이 전염병 이후 국제적인 사업에 문을 여는 것을 축하하는 것이었지만, 실제로는 미국 은행이 (중국의) 자체 행사에 접근하는 것으로 대표되는 매우 조심스러운 사건이었다”라고 했다. 그만큼 이들 기업의 방중이 미국의 동맹국들의 대중 정책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다이먼은 지난 2일 방송 인터뷰에서 “나는 정부를 대표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모든 사람들은 제가 미국 애국자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나는 지금 여기 중국에 있지만, 나는 혈기 왕성한 완전한 자유 기업가”라고 했다.

미 정부와 정치권은 다이먼을 포함한 미국 기업들의 잇딴 중국 방문에 대해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 영업하고 있는 자국 기업들의 이익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제품을 자국 시장에서 퇴출하겠다고 하자 마이크 갤러거 미국 하원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 등이 한국을 거론하고 “우리의 동맹국이 마이크론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며 한국 기업들을 공개 압박하는 것과 대조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