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현지 시각) 군축협회 강연에서 중국 및 러시아와 전제 조건 없는 핵무기 군축협상을 개최하는 방안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참여 중단으로 폐기 위기에 놓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을 중국까지 포함해 새로운 틀로 재편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우크라이나 침공, 반도체 갈등 등으로 중러와 연일 날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제안이 진척을 볼 지 의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 /AP 연합뉴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군축협회 강연에서 뉴스타트를 거론하며 “러시아가 준비돼 있다면 미국은 핵탄두 제한을 유지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갈등이 계속되자 지난 2월 뉴스타트 탈퇴를 일방적으로 선언했었다. 설리번은 러시아를 향해 2026년 만료되는 뉴스타트를 대체할 새로운 협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자면서 “중국을 전제 조건 없이 (군축회담) 참여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서 중국이 보유하는 핵탄두 수가 400발을 넘었다면서 2035년에는 1,500발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를 인용하고 “세계 핵보유국이 2개국에 그쳤던 냉전 시대와 달리 군비 통제의 미래는 빠르게 늘어나는 중국의 무기고를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사상 처음으로 2곳의 핵보유국을 동시에 저지해야 한다”고 했다. AFP통신은 “러시아는 물론 중국과도 교착 상태에 빠진 미국으로서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