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부가 중국 우한(武漢)의 연구소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원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국 내 생물학·화학 등 분야의 각종 국립연구소를 담당하는 에너지부는 이전까지 코로나 기원이 불분명하다고 판단해왔지만, 최근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에너지부가 이 같은 내용의 비밀 보고서를 백악관과 의회 주요 인사에게 제출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WSJ는 “이런 결론은 ‘새로운 정보’를 입수한 데 따른 것으로, 에너지부가 (미 행정부 내 다른 기관들과 비교할 때) 상당한 과학 전문 지식을 보유한 만큼 (에너지부 의견을) 주목할 만하다”고 했다. 다만 에너지부가 어떤 정보를 최근에 입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WSJ는 “(에너지부의 결론은) 코로나가 중국 정부의 생물 무기 개발 프로그램의 결과가 아니라는 기존 합의를 재확인했다”고도 했다.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퍼뜨린 것이 아니라 연구소에서 실수로 유출됐다는 취지다.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정보기관별 분석을 수집하고 종합해왔다. 연방수사국(FBI)은 에너지부와 함께 중국 연구소를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원으로 지목하고 있다. 국가정보위원회(NIC)와 4개 정보기관은 바이러스 자연 발생설에 무게를 두고 있고, 중앙정보국(CIA) 등 2곳은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021년 5월에는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의 연구원 3명이 코로나 첫 발병 사례가 보고되기 직전인 2019년 11월 코로나와 유사한 증상을 보여 병원 치료를 받았다는 미 정부 비공개 보고서가 언론에 보도됐다. 코로나 우한 기원설, 특히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의 바이러스 유출설에 힘을 실어주는 내용이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정보 당국에서 나온 최종적인 답이 현재로선 없다”며 “더 많은 정보를 얻으면 의회, 국민과 공유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