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총기난사 사건에 대한 애도 성명을 최신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로 써 발표한 대학이 논란에 휩싸이자 사과하는 일이 일어났다. 지난 13일 미시간주립대에서 총기 난사로 3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친 사건과 관련, 테네시주 소재 밴더빌트 대학의 피바디 교육대학 사무국은 밴더빌트 학생 전체에 이메일 성명을 보냈다.
5개 문단으로 이뤄진 이메일은 “최근 미시간대 총기난사는 서로를 잘 돌봐야 하는 포용적 환경 조성의 중요성을 일깨운다”며 “우리는 모두를 위한 안전하고 포용적인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 등을 담았다. 그런데 이메일 마지막에 ‘오픈AI의 챗GPT에서 인용됐다’는 문구가 들어있었다. 실무자가 챗GPT에 ‘미시간주립대 총격에 대한 애도 성명을 써달라’고 주문해 받은 글을 실은 것이다.
이를 본 학생들은 즉각 반발했다. 동생이 미시간주립대에 다닌다는 밴더빌트 4학년생은 “인명이 희생됐는데 컴퓨터를 시켜 인간 공동체에 대한 메시지를 쓰게 하다니 역겹다”고 했다. 비판이 커지자 학교 측은 “슬픔의 시기와 비극에 대해 우리 공동체가 아닌 챗GPT를 사용한 것은 우리 대학의 가치와 모순된다”며 “교육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신기술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과 AI에 대해 배워야 하는 것에 대해 성찰할 것”이라는 ‘반성문’을 냈다.
한편 뉴저지주 소재 몬머스대가 지난달 미 성인 80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AI가 사회에 이익이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한 응답자는 9%에 그쳤다. 절반에 달하는 46%는 “이익이 되면서도 해가 될 것”이라고 했고, 41%는 “궁극적으로 해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세계 각 학교에서 챗GPT를 통한 숙제·시험 등을 어디까지 용인할 것이냐도 초미의 관심사다. 아시아의 명문대인 홍콩대학은 19일 “챗GPT를 사용해 보고서를 써내면 표절로 간주하겠다”며 이용을 제한하는 방침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