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 인민해방군의 정찰 풍선 프로그램에 관여한 회사 6곳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10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미국 영공에 침입한 정찰 풍선을 지난 4일 격추한 지 일주일도 안 돼 발표된 전격적 제재 조치다.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이날 “인민해방군의 현대화 노력, 특히 그들이 정보·정찰을 위해 사용하는 비행선과 풍선, 관련 자재와 부품을 포함한 항공 프로그램에 연관된 노력을 지원하는 중국의 단체 6곳을 (수출 통제) 단체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다. 이 명단에 포함되면 미국 정부의 승인 없이는 미국 상품이나 기술을 구매할 수 없다. 앨런 에스테베즈 상무부 산업안보 담당 차관은 “오늘의 조치로 미국 국가 안보와 주권을 침해하려는 단체들은 미국 기술에 대한 접근을 차단당할 것이란 사실을 분명히 했다”며 “미국 국가 안보와 외교정책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회사들을 단체 명단에 등록함으로써 그들에 대한 모든 수출을 확인할 수 있고 어떤 수출 기업들이 안보 우려를 야기하는지 결정할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명단에 포함된 회사 6곳은 베이징난장 항공우주과기(北京南江空天科技), 중국전자과기그룹(中國電子科技集團公司) 제48연구소, 둥관링쿵 원격탐지과기(東莞凌空遙感科技), 이글스맨 항공과기그룹, 광저우톈하이샹(廣州天海翔) 항공과기, 산시(山西) 이글스맨 항공과기 등이다. 이 중 베이징난장 항공우주과기, 이글스맨 항공과기그룹과 산시 이글스맨 항공과기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임근공간(臨近空間) 비행기’로 부르는 대형 풍선과 비행선을 개발·생산하는 회사들로 알려졌다. 인민해방군은 지면에서 20~100㎞ 떨어진 상공을 ‘임근공간’으로 부르며 이른바 ‘임근공간 비행기’를 투입해 이곳을 군사적으로 이용하는 방안을 적극 연구해 왔다.

중국전자과기그룹 제48연구소는 이번에 격추된 중국 정찰 풍선에 부착된 것 같은 태양광 전지를 주로 개발한다. 둥관링쿵 원격탐지과기는 중국 광둥성 둥관시 정부와 베이징 항공항천대학이 합작투자해 설립한 회사로 “무인 비행선, 무인기 등 영역의 기술 연구와 상품화”를 담당하는 비행선 사업부가 있다. 광저우톈하이샹 항공과기는 홈페이지에 “광저우 군구(軍區)와 국방과기대학 항공항천과가 합작해 차량 탑재용 무인 정찰 비행기를 연구 개발”하는 회사라고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