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미국 차기 대선에서 유력한 공화당 후보로 거론되는 론 디샌티스(44) 플로리다 주지사가 주(州) 교육위원회를 보수 성향 위원들로 교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은 직접선거로 교육위 위원을 선출해 지역 내 초·중·고 교육 내용 및 과정 등을 감독하도록 하는데, 교육위 구성 변화를 통해 좌편향된 교육 현장을 정상화하겠다는 취지다. 미 정가에서는 디샌티스가 민주당을 상대로 ‘문화 전쟁(culture war)’을 본격 전개해 보수 주자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려는 시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19일(현지 시각) 지난달 당선된 보수 성향 교육위 위원들 및 위원 후보들이 모인 행사에서 “그간 교육위 위원들은 지역사회의 가치를 반영하지 못했다”며 “공화당 정책에 반대하는 일부 위원을 보수 성향 위원으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3월 초등학생들에게 동성애 등 성 정체성 교육을 금지시키는 ‘돈 세이 게이(Don’t Say Gay)’ 법을 발효시켜 보수층 지지를 끌어모았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2024년 대선에 출마하는 디샌티스가 플로리다주를 전국에서 벌어지는 문화 전쟁의 최전선(forefront)으로 삼은 것”이라고 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플로리다 교원노조 활동비가 교사 급여에서 자동으로 공제되는 것을 막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노조를 탈퇴하지 않고도 노조비를 선택적으로 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중도·보수 성향 교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려는 조치로 해석됐다. 현행 주 법은 교사를 포함한 플로리다주 공무원들이 노조를 탈퇴하지 않는 이상 노조비가 자동으로 월급에서 공제되도록 하고 있다. 그는 “월급이 학교 시스템에 관여하는 (좌파) 이익 단체들에 의해 낭비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NN 등은 “앞으로도 디샌티스 주지사는 낙태, 동성애, 총기 규제, 불법 이민 등 이슈에서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키울 것”이라며 “(공화당 내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이 문제들에 대해 그가 트럼프보다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